기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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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산성화가 바다의 탄소 순환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한다: 석회화 플랑크톤의 성장과 석회화율 감소

앨지닥터(김덕원)
2025-10-31
조회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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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산성화의 또 다른 얼굴, 석회화 플랑크톤의 위기

인류의 탄소 배출이 바다의 근본적인 화학 조성을 바꾸고 있다. 이산화탄소(CO₂)가 바다에 흡수되면서 해수가 산성화되고, 이는 해양의 미세 생명체인 석회화 플랑크톤(calcifying plankton)의 생존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Scienc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플랑크톤의 변화는 단순한 생물학적 문제가 아니라 지구 탄소 순환의 근본 구조를 흔드는 신호로 해석된다[1].


| 세 가지 석회화 플랑크톤 그룹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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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colithophores[2]
Foraminifers[3]
Pteropods[4]

석회화 플랑크톤(calcifying plankton)은 해양 환경에서 탄산칼슘(CaCO₃)을 형성하여 껍질이나 외골격을 만들며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생물들을 말한다. 이들은 해양 내 거의 모든 탄산칼슘(CaCO₃)을 생성하며, 전 지구적 해양 탄소 순환의 주역이다. 크게 coccolithophores(석회질 미세조류), 유공충(foraminifers), 익족류(pteropods)로 나뉜다. 

세 그룹 모두 특화된 생체광물화 공간에서 CaCO₃를 생산하지만, 석회화 부위의 특성은 그룹마다 다르며, 이는 해양 산성화에 대한 민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의 모든coccolithophores는 세포 안에서 석회화가 일어난다. 석회화 장소가 두 겹의 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바닷물과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익족류는 세포 밖에서 석회화가 일어난다. 석회화 장소가 바닷물과 직접 닿아 있어 개방되어 있다. 유공충도 세포 밖에서 석회화가 일어나지만 실제로는 특수한 막 구조로 바닷물로부터 차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석회화 플랑크톤으로 인한 바다의 탄소 저장과 방출

바다는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해 지구의 기후 완충장치 역할을 해왔다. 바다의 석회화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탄산칼슘화 반응(calcification reaction)’은 탄소를 저장하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되돌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반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단계 : HCO₃⁻ ⇌ H⁺ + CO₃²⁻ (탄산수소이온이 해리되어 탄산이온 생성) 

2단계 : Ca²⁺ + CO₃²⁻ → CaCO₃ ↓ (탄산이온과 칼슘이온이 결합해 탄산칼슘 껍질 형성)

3단계 : H⁺ + HCO₃⁻ ⇌ H₂CO₃  (석회화 과정에서 생긴 수소이온이 탄산수소이온과 반응해 탄산 생성)

4단계 : H₂CO₃ ⇌ CO₂ ↑ + H₂O (탄산이 분해되어 CO₂가 바다에서 대기로 재방출)

바다에서 무기 탄소는 주로 탄산수소이온(HCO₃⁻) 형태로 존재한다. 이때 바닷속의 칼슘이온(Ca²⁺) 과 탄산수소이온이 결합하면 탄산칼슘(CaCO₃), 즉 석회화 플랑크톤의 석회 껍질이 형성된다. 하지만, 플랑크톤이 껍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된 수소이온(H⁺) 이 주변의 탄산수소이온과 반응해 탄산(H₂CO₃) 을 만들고, 이 탄산이 곧바로 분해되며 이산화탄소(CO₂) 가 바다에서 대기로 빠져나간다.

석회화 플랑크톤은 칼슘 이온과 탄산 이온을 결합해 형성되는 탄산칼슘(CaCO₃) 외골격을 만들어 무기탄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한다. 이들은 해양 내 거의 모든 탄산칼슘(CaCO₃)을 생성하며, 이 탄산칼슘은 해저에 침전되어 장기간 탄소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물량, 순환 시간, 석회화 속도를 기반으로 추정하였을 때 전지구 총 CaCO₃ 생산량은 연간 1,040~3,340 Tg C로 계산되었다. 이것은 매년 인류 전체 산업 활동에서 나오는 탄소량의 10~30%에 해당하는 양을 껍질 형태로 바다에 석회화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그중 coccolithophores가 전체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석회화 플랑크톤(calcifying plankton)은 이 역설적인 반응을 주도한다. 이들은 바다의 미세한 엔진처럼 작동하며, 지구 탄소 순환의 방향과 균형을 결정짓는 핵심 생물군이다. 해수의 탄소 시스템 전체를 놓고 보면, 석회화 플랑크톤에 의하여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대기로부터 다시 바다에 흡수될 수 있는 일시적 순환 과정에 가깝다. 반면에 석회화 플랑크톤이 만든 탄산칼슘(CaCO₃)은 침강과 용해 과정을 거치며 장기적으로 일부 탄소를 바다 심층에 격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 탄산칼슘 용해와 해양 탄소 순환의 불균형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coccolithophores가 생성한 CaCO₃이 바다의 표층에서 대부분 용해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약 40%의 CaCO₃가 상층부 300m 이내에서, 70%가 1,000m 이내에서 용해된다. 이러한 이유는 석회화 플랑크톤의 크기 차이뿐 아니라, 생물학적 용해(biological dissolution) 과정 때문이다.

연구진은 탄산칼슘 입자가 단순히 화학적 반응으로 녹는 것이 아니라, 섭식(grazing), 소화(digestion), 세포 내 분해(post-mortem degradation)와 같은 생물학적 과정에서 빠르게 용해된다고 설명했다. 미세 동물플랑크톤이나 원생동물들이 석회화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을 때, 이들의 석회 껍질이 소화기관 내 낮은 pH 환경에서 부분적으로 녹아버리는 것이다. 또한 플랑크톤이 죽은 후 세포 내 pH가 급격히 떨어지고, 미생물 분해로 생성된 유기산이 껍질을 부식시켜 조기 용해를 유도한다. 즉, 표층 해양에서의 탄산칼슘 용해는 단순한 화학 반응이 아니라, ‘먹히고 녹는’ 생물학적 순환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성체 유공충과 익족류는 대부분 모래알 크기(100μm)로 죽은 후 빠르게 침강할 수 있다. 반면 coccolithophores는 훨씬 작아서(1μm) 일반적으로 단독으로는 침강하지 않으며, 탄산칼슘 껍질이 침강하려면 분변과 같은 응집체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익족류의 일부 종들은 강한 수영 능력을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큰 일주 이동(수백 미터)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더 효율적인 탄소 침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coccolithophores는 이동성이 제한적이어서 표층에서 용해에 더 취약하다.

바다 내 coccolithophores가 대부분의 CaCO₃를 생성하기 때문에, 석회화 플랑크톤이 생산한 탄산칼슘의 약 절반 이상은 상층(수심 300~1,000m)에서 용해되어 심해로 전달되지 못한다. 실제로 얕은 수층에서의 탄산칼슘 용해는 기존 예측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며, 탄산칼슘이 해저에 매몰되는 양은 생산량보다 훨씬 적은 10~20%에 불과했다.


| 표층에서 녹는 껍질, 대기로 되돌아가는 탄소 

탄산칼슘(CaCO₃)이 표층 해양에서 용해되면, 그 속에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다시 해수의 무기탄소 형태로 방출된다. 이때 발생하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CaCO₃ + H+ → Ca²+ + HCO₃⁻ (탄산칼슘 용해)

2단계 : HCO₃⁻ + H+ ⇌ H₂CO₃ ⇌ CO₂↑ + H₂O (pH 감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생성) 

탄산칼슘이 녹으면서 수소이온(H⁺)을 소비해 일시적으로 해수의 알칼리도가 증가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대기와 맞닿은 얕은 수층에서 일어나면 오히려 CO₂ 방출을 유도할 수 있다. 그 이유는 2단계로의 연속 반응 때문이다. 즉, 껍질이 녹으면서 생긴 탄산수소이온(HCO₃⁻)이 다시 탄산(H₂CO₃)으로 전환되고, 최종적으로 CO₂로 탈출하는 것이다.

깊은 바다에서 이런 용해가 일어나 CO₂가 생성된다면 대기의 CO₂를 바다 깊은 곳으로 운반해 결국 바다에 가둬두는 효과가 있지만, 표층에서는 반대로 대기로 CO₂가 되돌아간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탄산칼슘 용해에 의한 탄소 순환의 역전(reverse carbon flux)”이라고 지적하며, 표층 해양에서의 조기 용해가 장기적인 탄소 저장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해양 산성화로 약해지는 껍질과 용해 증가

해양 산성화는 석회화 플랑크톤의 껍질 형성 과정 자체를 바꿔 놓고 있다. 이 원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단계 : CO₂ + H₂O ⇌ H₂CO₃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 탄산 생성)

2 단계 : H₂CO₃ ⇌ H⁺ + HCO₃⁻ (탄산이 해리되어 탄산수소이온 생성, 수소 이온 증가로 pH 감소) 

3 단계 : HCO₃⁻ ⇌ H⁺ + CO₃²⁻  (수소 이온 증가로 역반응이 우세해져 탄산이온 감소 및 생성이 어려워짐) 

4단계 : Ca²⁺ + CO₃²⁻ → CaCO₃ ↓ (탄산이온이 줄어들어 껍질 형성이 제한됨)

해수에 이산화탄소(CO₂)가 더 많이 녹으면 탄산이온(CO₃²⁻)의 농도가 감소하고, 이는 탄산칼슘(CaCO₃)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부족해진다는 뜻이다. 결국 플랑크톤은 이전보다 얇고 불완전한 껍질을 만들게 된다.

연구진은 특히 coccolithophores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포 안에서 석회화를 진행하지만, 해수의 pH가 낮아질수록 세포 내 이온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형성되는 석회판(coccolith)의 두께가 감소하고, 미세한 균열이 늘어난다. 실제로 실험에서는 pH가 0.3 낮아졌을 때 석회판의 평균 두께가 20% 이상 줄어드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약해진 껍질은 물리적 충격이나 미세한 포식에도 쉽게 부서지고, 가라앉는 동안 더 빠르게 용해된다. 또한, coccolithophores의 무게가 가벼워져 심층으로 이동을 더욱 제한한다. 해수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수록 탄산칼슘의 용해 한계점이 점점 얕아지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상층에서 껍질이 녹아버리는 것이다.

결국 해양 산성화는 플랑크톤의 생리적 약화에서 시작해, 껍질의 물리적 붕괴와 화학적 용해로 이어지는 다단계 약화 메커니즘을 만든다. 이 작은 변화들이 쌓여, 바다의 탄소 순환 구조 자체를 서서히 뒤바꾸고 있다.


| 산성화로 느려지는 성장, 줄어드는 바다의 생명력

해양 산성화는 석회화 플랑크톤의 성장 자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pH가 낮아질수록 석회화 속도(calcification rate)뿐 아니라 세포의 분열 속도와 성장률도 함께 감소한다.

coccolithophores의 경우, 해수와 격리된 세포 내부에서 탄산칼슘 껍질을 형성한다. 수소이온이 세포 내에 쌓이면 내부 pH가 낮아지고, 탄산칼슘(CaCO₃)의 침전 반응이 억제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포는 양성자 펌프(H⁺-ATPase)를 더 빠르게 작동시켜 수소이온을 밖으로 내보내려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세포는 그만큼 생장에 사용했어야 할 ATP를 소모한다. 석회화 플랑크톤 중에서 coccolithophores는 해양 미세플랑크톤에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며, 전 세계 해양 1차 생산량의 약 1~10%를 담당한다는 연구들이 있다[5, 6]. 

바깥쪽에서 껍질을 만드는 유공충과 익족류도 마찬가지다. 바닷물이 점점 산성화되면, 이들이 껍질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탄산칼슘이 쉽게 녹아 껍질 성장이 늦어지고, 성체로 자라기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낮아진다. coccolithophores가 세포 안에서 산성도를 조절하지 못해 힘들다면, 유공충과 익족류는 바깥에서 껍질이 녹아내리는 환경과 직접 맞서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생리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세 그룹 모두 산성화된 환경에서 성장과 생존이 제한된다. 결과적으로 석회화 플랑크톤은 더 작고 약한 세포로 성장하며, 생애 주기가 짧아지고, 전체 개체 밀도 또한 줄어든다.


| 해양 산성화, 기후 변화와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흔들다 

탄산칼슘 껍질은 바다의 눈(marine snow)을 구성하며, 유기탄소를 심해로 운반하는 ‘탄소 엘리베이터(carbon elevator)’의 핵심이다. 그러나 껍질이 약해지고 녹아내리면, 이 엘리베이터는 점차 기능을 잃게 된다. 결국 해양은 더 이상 인류의 탄소를 완충해주는 저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되돌려 보내는 순환 장치로 변할 위험에 놓인다.

또한, 이 미세한 변화는 해양 생태계 전체의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연쇄 반응의 출발점이다. 석회화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망의 가장 기초에 존재하며, 미세 동물플랑크톤(zooplankton)과 어류 유생, 갑각류 유생의 주요 먹잇감이 된다. 그러나 껍질이 약해지고 개체 밀도가 감소하면, 이들을 먹이로 삼는 상위 영양단계 생물들이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게 된다.

먹이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성장률이 떨어지고, 번식 시기와 개체군 규모가 어긋나면서 먹이망 전체가 불균형 상태에 빠진다. 이는 해양 생물의 다양성을 낮추고, 상위 포식자인 어류·오징어·해양 포유류의 개체 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북대서양과 남빙양처럼 coccolithophores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지역에서는, 이 미세조류의 감소가 곧 해양 먹이망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참고문헌

[1] Ziveri, P., Langer, G., Chaabane, S., de Vries, J., Gray, W. R., Keul, N., Hatton, I. A., Manno, C., Norris, R., Pallacks, S., Young, J. R., Schiebel, R., Zarkogiannis, S., Anglada-Ortiz, G., Bianco, S., de Garidel-Thoron, T., Grelaud, M., Lucas, A., Probert, I., & Mortyn, P. G. (2025). Calcifying plankton: From biomineralization to global change. Science, 380(6673), adq8520. https://doi.org/10.1126/science.adq8520 

[2] https://www.sciencephoto.com/media/742981/view/coccolithophores-sem

[3] https://www.google.com/url?sa=i&url=https%3A%2F%2Fwww.sciencephoto.com%2Fmedia%2F365274%2Fview%2Fforaminifera-shells-lm-dark-field&psig=AOvVaw3g8-o4N_4n6ZvVW6R9kAHw&ust=1761896731300000&source=images&cd=vfe&opi=89978449&ved=0CBgQjhxqFwoTCKizj_y2y5ADFQAAAAAdAAAAABAM

[4] https://hakaimagazine.com/news/the-shells-of-wild-sea-butterflies-are-already-dissolving/

[5] Beaufort, L., Probert, I., de Garidel-Thoron, T., Bendif, E. M., Ruiz-Pino, D., Metzl, N., ... & Goyet, C. (2011). Coccolithophores and ocean acidification: A review. Biogeosciences, 8(4), 701–729. https://doi.org/10.5194/bg-8-701-2011 

[6] Balch, W. M., Drapeau, D. T., Lyczkowski, E., & Vaillancourt, R. D. (2016). Global distribution of coccolithophore blooms: Use of satellite remote sensing. Progress in Oceanography, 146, 91–109. https://doi.org/10.1016/j.pocean.2016.06.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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