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나는 우울증에 갇혀 지냈다.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나를 옥죄었고, 과거의 경험에 얽매여 빠져나오지 못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그 상자를 벗어났을 때, 나는 또 다른 우울증을 마주했다.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의 우울증이다.
타일러 라쉬는 그의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에서 인류가 '파산'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1이라면, 우리는 매년 1.75만큼을 소하고 있다. 마치 우울증 환자가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탈진하는 것처럼 지구 또한 회복의 한계를 넘어섰다.
IPCC의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1.10m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2050년이면 3억 명이 살고있는 지역이 물에 잠길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남부 전역,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가 바다에 잠기는 날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 빌린 자원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그 대가는 결국 목숨으로 치러질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바다가 산성화되고, 꽃게, 랍스터, 새우와 같은 갑각류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최악의 경우 해파리만 남는 원시 시대의 바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는 지구의 경고에 무감각해졌다. 마치 우울증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감정적으로 둔화시켜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드는 것처럼, 우리 역시 지구의 위기에 대한 관심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외부성'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파괴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외면해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먹는 소고기 한 팩의 가격에는 그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비용이나 건강상의 위험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실제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고 그 부담을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현재 세대에게까지 떠넘기고 있다.
타일러는 이러한 현실에 분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노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스템적 사고다. 하나의 머그잔이 흙에서 시작해 도자기를 굽는 데 사용된 나무, 그리고 그 나무가 자란 숲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갇힌 상자 밖으로 나가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했던 것처럼,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전 세대가 그려준 미래의 청사진은 더 이상 우리 세대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시각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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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나는 우울증에 갇혀 지냈다.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나를 옥죄었고, 과거의 경험에 얽매여 빠져나오지 못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그 상자를 벗어났을 때, 나는 또 다른 우울증을 마주했다.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의 우울증이다.
타일러 라쉬는 그의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에서 인류가 '파산'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1이라면, 우리는 매년 1.75만큼을 소하고 있다. 마치 우울증 환자가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탈진하는 것처럼 지구 또한 회복의 한계를 넘어섰다.
IPCC의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1.10m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2050년이면 3억 명이 살고있는 지역이 물에 잠길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남부 전역,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가 바다에 잠기는 날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 빌린 자원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그 대가는 결국 목숨으로 치러질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바다가 산성화되고, 꽃게, 랍스터, 새우와 같은 갑각류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최악의 경우 해파리만 남는 원시 시대의 바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는 지구의 경고에 무감각해졌다. 마치 우울증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감정적으로 둔화시켜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드는 것처럼, 우리 역시 지구의 위기에 대한 관심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외부성'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파괴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외면해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먹는 소고기 한 팩의 가격에는 그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비용이나 건강상의 위험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실제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고 그 부담을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현재 세대에게까지 떠넘기고 있다.
타일러는 이러한 현실에 분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노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스템적 사고다. 하나의 머그잔이 흙에서 시작해 도자기를 굽는 데 사용된 나무, 그리고 그 나무가 자란 숲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갇힌 상자 밖으로 나가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했던 것처럼,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는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전 세대가 그려준 미래의 청사진은 더 이상 우리 세대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이제는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시각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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