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 연구

환경 오염 물질 현황 및 영향에 대한 연구 이슈를 전달합니다.

도시 녹지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 잎 왁스 성분이 결정한다

앨지닥터(김덕원)
2025-10-22
조회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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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나무의 미세먼지 포집 능력, 잎 표면 왁스 성분이 핵심

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인 초미세먼지(PM2.5)를 줄이기 위해 어떤 나무를 심을지 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다. 상하이 교통대학교 연구진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연구에서, 나무 잎의 생리적 특성과 표면 왁스의 화학 성분이 미세먼지 포집 효율과 선택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 


| 나무 종류에 따라 포집하는 미세먼지 크기와 성분 달라

연구팀은 상하이 교통대 민항캠퍼스(5.5ha)의 수목원에서 녹나무, 목서,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목련 등 10종의 도시 조경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대상지는 왕복 6차선 고속도로와 석탄화력발전소 인근에 위치해 실제 도시 대기환경을 반영했다. 연구진은 자체 제작한 0.686m³ 규모의 미세먼지 재부유 챔버(PMRC)와 단일입자 에어로졸 질량분석기(SPAMS)를 이용해 잎 표면에 부착된 약 8만 개의 입자를 분석했으며, 이 중 약 90%가 지름 2.5μm 이하의 PM2.5 입자였다. 실험 결과, 수종에 따라 잎 1cm²당 포집된 입자 수는 약 180만~390만 개, 포집 질량은 7.8~15.2μg/cm²로 다양했다. 

| 잎의 기공전도도가 입자 크기 결정

기공전도도(잎이 숨을 쉬며 물과 공기를 교환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잎 표면의 수분막이 두꺼워져 작은 입자들이 서로 뭉치기 쉬웠고, 이로 인해 평균 입자 크기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회귀계수 0.51, p<0.01). 이는 “큰 입자를 잘 붙잡는다”기보다, 잎의 수분 교환 활동이 작은 입자들의 응집을 촉진하여 입자 크기 분포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실제 잎의 부착된 미세먼지의 입자 크기 분석 결과, 기공전도도가 비교적 낮은 녹나무(0.22)와 목서(0.25)는 평균 입자 크기가 1.0μm 이하였다. 반면 기공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나무(0.39)와 플라타너스(0.43)는 평균 1.5~1.7μm의 상대적으로 큰 입자가 분석되었다.

| 왁스 성분이 오염물질 선택적 흡착 좌우

잎의 표면 왁스 조성은 단순한 끈적임 이상의 화학적 선택성을 보였다. GC-MS 분석을 통해 지방산(Fatty Acids, FA), 알칸(Alkanes, ALK), 알코올(OL), 알데하이드(ALD) 등 왁스 구성성분을 정량화한 결과, 각 수종의 왁스 조성 비율이 입자 내 오염물질 성분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지방산 함량이 높은 잎에서는 유기탄소(OC) 입자가 유의하게 많이 포집되었으며(p<0.01), 알칸 함량이 높은 잎에서는 중금속(Heavy Metals, HM) 입자의 흡착 비율이 높았다(p<0.05).

이는 잎 왁스의 성분에 따라 물리·화학적으로 어떤 물질을 더 잘 끌어당기느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왁스 속 지방산(fatty acids) 은 표면이 소수성(hydrophobic) 성질을 띠기 때문에, 비극성(non-polar) 유기탄소(OC) 입자, 즉 자동차 배기가스·연료 연소·도료나 용제에서 방출되는
탄화수소계 유기에어로졸(hydrocarbon-like organic aerosols) 과 잘 결합한다. 

반면, 알칸(alkanes)은 완전히 비극성인 탄화수소로, 중금속(HM) 입자의 표면에 있는 얇은 산화층과 미세한 전하 상호작용을 일으켜 선택적으로 달라붙는다. 여기서 중금속(Heavy Metals, HM)은 산업, 황사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 금속 입자로, 알칸이 금속 산화물에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표면의 에너지 불균형과 분산력에 의해 물리적으로 흡착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즉, 나뭇잎은 단순한 먼지받이가 아니라, 자신의 화학적 성질에 따라 오염물질을 ‘가려서 붙잡는’ 정교한 필터인 셈이다. 이런 원리는 앞으로 식물 잎의 왁스 구조를 모방해, 특정 오염물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자연 기반 공기정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 도시 대기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수종 선택 가능

이번 연구는 나무를 단순히 미세먼지가 나뭇잎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물리적 특성을 기반으로 한 정밀한 대기정화 시스템으로 재정의했다. 이에 따라 도시 녹지 정책이 ‘얼마나 많이 심을까’에서 ‘어떤 나무를 어디에 심을까’로 전환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다.  

유기 오염이 많은 상업·교통 지역에는 잎의 왁스에 지방산 함량이 높은 수종을, 중금속 오염이 심한 산업 지역에는 잎의 왁스에 알칸 함량이 높은 수종을 심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이를 적용한다면 도시 숲은 단순한 ‘녹색 공간’이 아니라, 도시별 오염 특성에 대응하는 자연 기반 기술(Nature-based Technology)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 참고 문헌

Chen, D., Yan, J., Sun, N., Sun, W., Zhang, W., Long, Y., & Yin, S. (2024). Selective capture of PM2. 5 by urban trees: The role of leaf wax composition and physiological traits in air quality enhancement.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478, 13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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