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 연구

환경 오염 물질 현황 및 영향에 대한 연구 이슈를 전달합니다.

새집증후군 없애는 베이크아웃, 새집 이사 전 꼭 해야 하지만 방법 틀리면 역효과

앨지닥터(김덕원)
2026-03-03
조회수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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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에 이사한 직후 두통이나 눈 따가움을 경험한 적 있다면, 그 원인은 건축자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폼알데하이드(HCHO, 발암성 기체)나 톨루엔·자일렌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 시내 50개 단지, 345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2026년 2월)에 따르면, 베이크아웃(bake-out)은 이 물질들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이지만, 온도·환기·시간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베이크아웃이라도 조건에 따라 오염물질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는 사례도 확인됐다는 점에서, 방법론 검토가 중요하다. 


| 베이크아웃이란 무엇인가

베이크아웃은 입주 전 빈 집의 실내 온도를 인위적으로 높여 건축자재와 마감재 속에 갇혀 있는 유해물질을 단시간에 집중 방출시킨 뒤, 환기로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유해물질이 열을 만나면 더 빠르게 증발하는 성질을 역이용해 '미리 다 내보내 버리는' 전략이다. 마치 새 차에서 나는 냄새를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하루 주차해두면 빠르게 사그라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유의할 점은 '방출'과 '제거'가 다르다는 것이다. 온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유해물질이 공기 중 농도를 더 높일 뿐이며, 반드시 환기를 통한 배출 단계가 이어져야 한다. 아랍에미리트 아지만대학교 건강지속가능건물연구센터가 아지만 코니시 레지던스 아파트에서 진행한 실험(Buildings 2023)에서, 밀폐 상태로 유지된 유닛의 HCHO 농도는 자연환기를 유지한 유닛보다 약 12배 높게 나타났다.[1]


| 핵심 결과 1 — 33℃ 미만이면 효과 없다, 오히려 역효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온도 조건의 결정적 역할이다. 실내온도 33℃ 이상으로 베이크아웃을 실시한 세대에서는 톨루엔 농도가 평균 47.4% 줄었다. 반면, 25℃ 조건에서 베이크아웃을 시도한 세대는 톨루엔 농도가 오히려 평균 6.5% 상승했다.[3] 낮은 온도에서는 자재에서 유해물질이 빠져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 제대로 방출되지 못하고, 오히려 환기 부족과 맞물려 농도가 쌓일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대학교 Park & Seo(IJERPH 2018) 연구진이 챔버 실험으로 확인한 바도 이와 일치한다. 바닥 온도를 30·40·50℃로 각각 설정했을 때, 온도가 높을수록 오염물질 방출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단, 50℃로 높였을 때 에너지 소비는 30℃ 대비 약 5.4배 증가한 반면, 톨루엔 최대 농도 증가는 약 0.9배에 그쳤다.[2] 무한정 온도를 올린다고 해서 오염물질 제거 효율이 비례해서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적정 온도 유지가 에너지 낭비 없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된다.


| 핵심 결과 2 — 환기 방법이 저감률을 두 배 가른다

서울 조사에서 환기 방법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창문만 열어 환기한 경우 톨루엔 저감률은 46.4%였지만, 환기장치를 함께 가동하면 71.4%, 현관문까지 열어 맞통풍을 유도하면 78.0%까지 높아졌다.[3] 같은 베이크아웃을 하더라도 환기 방식에 따라 저감 효과가 최대 1.7배 차이가 났다.

UAE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베이크아웃과 기계환기(시간당 환기 횟수 6.23회)를 동시에 적용한 실험 유닛에서는 HCHO가 실험 기간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베이크아웃 후에도 환기를 지속 실시한 유닛에서는 HCHO가 92.8%, 톨루엔이 94.1% 감소했다.[1] 반면 베이크아웃 완료 후 다시 밀폐 상태로 전환한 유닛에서는 오염물질 농도가 재상승했다.


| 핵심 결과 3 — 충분한 시간 없이는 절반의 베이크아웃

서울 조사는 유지 시간 역시 효과를 좌우하는 변수임을 보여준다. 난방 및 환기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세대의 톨루엔 농도는 충분히 실시한 세대보다 약 1.7배 높게 나타났다.[3] UAE 연구 역시 베이크아웃 후 환기를 2일간만 진행한 유닛에서는 오염물질이 초기 농도보다 오히려 높은 상태였으며, 7일간 환기한 이후에야 비로소 유의미한 농도 저감이 확인됐다.[1]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권고하는 베이크아웃의 표준 절차는 다음과 같다: 실내온도 33℃ 이상을 8시간 이상 유지 → 2시간 이상 충분히 환기 → 이 과정을 3회 이상 반복.[3]


| 핵심 결과 4 — 라돈은 베이크아웃 효과 없어, 환기설비로 관리해야

이번 서울 조사에서 중요한 예외가 확인됐다. 라돈(Radon, 지하나 건축자재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기체)은 VOCs와 달리 베이크아웃의 효과가 미미했다. 대신 환기설비를 가동한 경우, 가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내 라돈 농도가 약 55% 수준으로 낮아졌다.[3] 베이크아웃이 모든 실내 오염물질을 해결하는 만능 방법이 아님을 시사하는 결과다.


| 경제성까지 따지면 — 흡착형 자재가 보완적 대안

국민대 연구는 베이크아웃 전략에 경제적 관점도 더했다. 연구진은 기계환기, 자연환기, SBM(흡착형 건축자재, Sorptive Building Materials) 설치를 비교 분석했다. 에너지 소비 대비 오염물질 저감 효율은 기계환기(11.34 ppb/kWh)가 가장 높았고, SBM(11.30 ppb/kWh)이 그 뒤를 이었다.[2] SBM은 추가 운영 비용 없이 오염물질을 흡착하며, 겨울철 외기 유입으로 인한 열 손실도 방지할 수 있어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 보완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 의의·시사점·한계

세 연구를 종합하면, 베이크아웃은 분명히 효과 있는 실내 공기질 개선 방법이지만, 온도(33℃ 이상)·환기(기계환기+맞통풍)·시간(8시간 이상 난방, 이후 충분한 환기) 세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에만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입주 전 냄새 정도만 줄이면 된다는 가벼운 인식으로 짧고 저온으로 진행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베이크아웃의 표준 절차와 점검 기준을 국토교통부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과 연동해 시공사 책임 하에 사전 적용하는 방향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입주 후 실천하는 것보다 구조적으로 입주 전 단계에서 해결하는 편이 효과와 비용 면에서 모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각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 조사는 베이크아웃 시행 기준과 세부 조건이 세대마다 달라 엄격한 통제 실험이 아닌 현장 관찰에 가깝다. UAE 연구는 실험 기간이 최장 7일로 제한돼 더 긴 환기 기간의 효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국민대 연구는 소형 챔버 실험이라 실제 주거 공간과 조건이 다를 수 있다. 세 연구 모두 흡착형 자재의 장기 흡착 용량과 포화 이후의 재방출 문제는 다루지 않았으며, 후속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다.


| 참고문헌

[1] Abdelaziz Mahmoud, N. S., & Jung, C. (2023). Analyzing the bake-out effect in winter for the enhancement of indoor air quality at new apartments in UAE. Buildings, 13(4), 846. https://doi.org/10.3390/buildings13040846

[2] Park, S., & Seo, J. (2018). Bake-out strategy considering energy consumption for improvement of indoor air quality in floor heating environments.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5(12), 2720. https://doi.org/10.3390/ijerph15122720

[3]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 (2026, 2월 24일). 33도 8시간 이상...새집증후군 줄이는 '베이크아웃' 실천법.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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