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조 현상(HAB, Harmful Algal Bloom)이 단순히 물을 오염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독소를 공기 중으로 퍼뜨려 호흡기 노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시아노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소가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 중에 방출되어 최대 156 pg/m³ 농도로 검출됐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음용수나 접촉을 통한 노출 외에 흡입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서도 독소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1].
| 시아노박테리아 유해 조류 대발생과 마이크로시스틴
녹조현상(HAB, Harmful Algal Bloom)은 남조류의 대량 번식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때 시아노박테리아가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와 플랑크토트릭스(Planktothrix) 같은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를 생성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독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조류 독소로, 300여 가지 이상의 변종이 확인됐다. 1996년 브라질에서는 투석 환자 52명이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된 물로 인해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4년에는 이리호의 조류 대발생으로 톨레도시 상수도가 며칠간 중단되기도 했다.
| 호수 물방울이 대기로 독성 물질 운반
연구진은 오하이오주 그랜드 레이크 세인트 마리스(Grand Lake St. Marys)에서 2019년 8월 5일부터 9일까지 물과 대기 샘플을 채취했다. 이 호수는 지속적인 녹조 현상으로 여름철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환경보호청 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 샘플에서는 13~23μg/L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놀랍게도 대기 중 PM2.5(지름 2.5㎛ 이하 미세먼지)에서도 최대 156pg/m³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됐다. 이는 바람에 의한 파도, 호수 배수로의 낙수, 인공 폭기 시설 등이 물방울을 대기 중으로 분사하면서 독성 물질까지 함께 운반한 결과였다.
| 배수로 근처에서 독성 농도 최고치 기록
호수 중앙에서는 대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배수로 근처에서는 156pg/m³와 97pg/m³의 높은 농도가 측정됐다. 이는 배수로를 통해 떨어지는 물이 공기 방울을 만들어내고, 이 방울들이 표면에서 터지면서 독성 물질을 대기로 분사하는 메커니즘 때문이었다.
배수로 부근에서는 낮은 풍속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바다에서는 풍속 6m/s 이상에서 파도가 흩어져 물방울이 대기로 분사되지만, 이 연구에서는 3.5m/s의 낮은 풍속에서도 상당량의 독성 물질이 대기로 방출됐다. 폭기 시설이 설치된 프레리 크리크에서는 물속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23pg/m³의 대기 농도가 측정됐다.
| 크기별 분석 결과, 폐포 깊숙이 침투 가능한 크기
크기별 분포 분석에 따르면, 검출된 독소의 94±5%가 직경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에 해당하는 극미세 크기로,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로는 걸러낼 수 없어 폐포까지 직접 도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가장 높은 독소 농도가 0.44~0.77μm 구간에서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이 크기 범위는 대기과학에서 '축적 모드(accumulation mode)'라고 불리는 구간으로, 대기 중에서 며칠에서 몇 주간 떠다닐 수 있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실험실 연구 결과는 흡입 노출의 심각성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치사량을 비교하면, 에어로졸 흡입 시 43 μg/kg[2], 코를 통한 직접 투여 시 250 μg/kg[3], 경구 섭취 시 3000 μg/kg[3]으로 측정됐다. 즉, 흡입 노출이 경구 섭취보다 약 70배, 코 투여보다도 6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소가 폐포를 통해 혈액으로 직접 흡수되면서 간으로 신속히 이동하기 때문이다. 경구 섭취의 경우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일부가 분해되지만, 흡입된 독소는 폐포의 얇은 막(두께 0.2μm)을 통과해 즉시 혈액 순환계로 진입한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세포 실험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에 노출된 기도상피세포에서 염증과 암 관련 유전자 발현이 변화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4][5].
| 국내 낙동강 조사에서는 대기 중 독소 불검출
최근 한국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환경단체가 2025년 9월 낙동강 녹조심화지역에서 공동 조사한 결과, 강물에서는 리터당 최대 328㎍의 조류독소가 검출됐지만 대기 중에서는 모두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타났다[6]. 하지만 이 조사 역시 녹조가 가장 심한 한여름이 아닌 시기에 진행되어 조류 독소의 대기 방출이 최대가 되는 조건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물이 떨어지는 낙차 구간인 보·수문 근처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의의·시사점·한계
이번 연구는 조류 독소의 위험성 평가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극한 기상현상 증가로 조류 대번식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독소의 공기 중 확산은 새로운 환경보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풍속과 풍향, 인공 폭기 시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흡입 노출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에는 주로 녹조현상으로 오염된 물의 음용이나 직접 접촉을 통한 노출만 고려됐지만, 흡입을 통한 노출 경로가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동물 실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흡입 독성이 경구 독성보다 70배 높게 나타났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호흡기 노출의 위험성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 참고문헌
[1] Shi, J. H., Olson, N. E., Birbeck, J. A., Pan, J., Peraino, N. J., Holen, A. L., Ledsky, I. R., Jacquemin, S. J., Marr, L. C., Schmale, D. G., III, Westrick, J. A., & Ault, A. P. (2023). Aerosolized cyanobacterial harmful algal bloom toxins: Microcystin congeners quantified in the atmosphere.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57(57), 21801–21814.
[2] Creasia, D. A. (1990). Acute inhalation toxicity of microcystin-LR with mice. Toxicon, 28(6), 605.
[3] Fitzgeorge, R. B., Clark, S. A., & Keevil, C. W. (1994). Routes of intoxication. In Detection methods for cyanobacterial toxins (pp. 69-74). Woodhead Publishing.
[4] Breidenbach, J. D., French, B. W., Gordon, T. T., Kleinhenz, A. L., Khalaf, F. K., Willey, J. C., ... & Kennedy, D. J. (2022). Microcystin-LR aerosol induces inflammatory responses in healthy human primary airway epithelium. Environmental International, 169, 107531.
[5] Apopa, P. L., Alley, L., Penney, R. B., Arnaoutakis, K., Steliga, M. A., Jeffus, S., ... & Orloff, M. S. (2018). PARP1 is up-regulated in non-small cell lung cancer tissues in the presence of the cyanobacterial toxin microcystin. Frontiers in Microbiology, 9, 1757.
[6] 이유범. (2026, 2월 10일). 정부-환경단체 공동조사서 "낙동강 공기중 조류독소 불검출". 파이낸셜뉴스.
녹조 현상(HAB, Harmful Algal Bloom)이 단순히 물을 오염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독소를 공기 중으로 퍼뜨려 호흡기 노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시아노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틴 독소가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 중에 방출되어 최대 156 pg/m³ 농도로 검출됐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음용수나 접촉을 통한 노출 외에 흡입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서도 독소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1].
| 시아노박테리아 유해 조류 대발생과 마이크로시스틴
녹조현상(HAB, Harmful Algal Bloom)은 남조류의 대량 번식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때 시아노박테리아가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와 플랑크토트릭스(Planktothrix) 같은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를 생성한다.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독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조류 독소로, 300여 가지 이상의 변종이 확인됐다. 1996년 브라질에서는 투석 환자 52명이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된 물로 인해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4년에는 이리호의 조류 대발생으로 톨레도시 상수도가 며칠간 중단되기도 했다.
| 호수 물방울이 대기로 독성 물질 운반
연구진은 오하이오주 그랜드 레이크 세인트 마리스(Grand Lake St. Marys)에서 2019년 8월 5일부터 9일까지 물과 대기 샘플을 채취했다. 이 호수는 지속적인 녹조 현상으로 여름철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환경보호청 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 샘플에서는 13~23μg/L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놀랍게도 대기 중 PM2.5(지름 2.5㎛ 이하 미세먼지)에서도 최대 156pg/m³의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됐다. 이는 바람에 의한 파도, 호수 배수로의 낙수, 인공 폭기 시설 등이 물방울을 대기 중으로 분사하면서 독성 물질까지 함께 운반한 결과였다.
| 배수로 근처에서 독성 농도 최고치 기록
호수 중앙에서는 대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배수로 근처에서는 156pg/m³와 97pg/m³의 높은 농도가 측정됐다. 이는 배수로를 통해 떨어지는 물이 공기 방울을 만들어내고, 이 방울들이 표면에서 터지면서 독성 물질을 대기로 분사하는 메커니즘 때문이었다.
배수로 부근에서는 낮은 풍속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바다에서는 풍속 6m/s 이상에서 파도가 흩어져 물방울이 대기로 분사되지만, 이 연구에서는 3.5m/s의 낮은 풍속에서도 상당량의 독성 물질이 대기로 방출됐다. 폭기 시설이 설치된 프레리 크리크에서는 물속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23pg/m³의 대기 농도가 측정됐다.
| 크기별 분석 결과, 폐포 깊숙이 침투 가능한 크기
크기별 분포 분석에 따르면, 검출된 독소의 94±5%가 직경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에 해당하는 극미세 크기로,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로는 걸러낼 수 없어 폐포까지 직접 도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가장 높은 독소 농도가 0.44~0.77μm 구간에서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이 크기 범위는 대기과학에서 '축적 모드(accumulation mode)'라고 불리는 구간으로, 대기 중에서 며칠에서 몇 주간 떠다닐 수 있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다.
실험실 연구 결과는 흡입 노출의 심각성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쥐를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치사량을 비교하면, 에어로졸 흡입 시 43 μg/kg[2], 코를 통한 직접 투여 시 250 μg/kg[3], 경구 섭취 시 3000 μg/kg[3]으로 측정됐다. 즉, 흡입 노출이 경구 섭취보다 약 70배, 코 투여보다도 6배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소가 폐포를 통해 혈액으로 직접 흡수되면서 간으로 신속히 이동하기 때문이다. 경구 섭취의 경우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일부가 분해되지만, 흡입된 독소는 폐포의 얇은 막(두께 0.2μm)을 통과해 즉시 혈액 순환계로 진입한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세포 실험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에 노출된 기도상피세포에서 염증과 암 관련 유전자 발현이 변화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4][5].
| 국내 낙동강 조사에서는 대기 중 독소 불검출
최근 한국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환경단체가 2025년 9월 낙동강 녹조심화지역에서 공동 조사한 결과, 강물에서는 리터당 최대 328㎍의 조류독소가 검출됐지만 대기 중에서는 모두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타났다[6]. 하지만 이 조사 역시 녹조가 가장 심한 한여름이 아닌 시기에 진행되어 조류 독소의 대기 방출이 최대가 되는 조건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물이 떨어지는 낙차 구간인 보·수문 근처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 의의·시사점·한계
이번 연구는 조류 독소의 위험성 평가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극한 기상현상 증가로 조류 대번식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독소의 공기 중 확산은 새로운 환경보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풍속과 풍향, 인공 폭기 시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흡입 노출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에는 주로 녹조현상으로 오염된 물의 음용이나 직접 접촉을 통한 노출만 고려됐지만, 흡입을 통한 노출 경로가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동물 실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흡입 독성이 경구 독성보다 70배 높게 나타났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호흡기 노출의 위험성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 참고문헌
[1] Shi, J. H., Olson, N. E., Birbeck, J. A., Pan, J., Peraino, N. J., Holen, A. L., Ledsky, I. R., Jacquemin, S. J., Marr, L. C., Schmale, D. G., III, Westrick, J. A., & Ault, A. P. (2023). Aerosolized cyanobacterial harmful algal bloom toxins: Microcystin congeners quantified in the atmosphere.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57(57), 21801–21814.
[2] Creasia, D. A. (1990). Acute inhalation toxicity of microcystin-LR with mice. Toxicon, 28(6), 605.
[3] Fitzgeorge, R. B., Clark, S. A., & Keevil, C. W. (1994). Routes of intoxication. In Detection methods for cyanobacterial toxins (pp. 69-74). Woodhead Publishing.
[4] Breidenbach, J. D., French, B. W., Gordon, T. T., Kleinhenz, A. L., Khalaf, F. K., Willey, J. C., ... & Kennedy, D. J. (2022). Microcystin-LR aerosol induces inflammatory responses in healthy human primary airway epithelium. Environmental International, 169, 107531.
[5] Apopa, P. L., Alley, L., Penney, R. B., Arnaoutakis, K., Steliga, M. A., Jeffus, S., ... & Orloff, M. S. (2018). PARP1 is up-regulated in non-small cell lung cancer tissues in the presence of the cyanobacterial toxin microcystin. Frontiers in Microbiology, 9, 1757.
[6] 이유범. (2026, 2월 10일). 정부-환경단체 공동조사서 "낙동강 공기중 조류독소 불검출".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