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표층에서 심해로 내려가는 수직 이동은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수평 이동은 보통 느리게 움직입니다. 속도가 매우 느리기에 관측도 쉽지 않죠. 하지만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미즐리라는 과학자가 남긴 무시무시한(?) 업적 덕분에 바다 깊은 곳에서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거대한 해류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넓은 바다의 표층에서 심해로 이어지고 다시 표층으로 올라와 그 주변 육지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에 대해 꾸준한 연구가 되는 가운데 오늘은 토머스 미즐리(이하 미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토머스 미즐리 사진, 출처: 위키백과 -
미즐리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위 취득 후 27세에 제너럴 모터스(이하 GM)에 입사했습니다. 이 당시 GM에선 휘발유를 태우며 움직이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자동차가 많이 팔려나갈수록 GM의 고민은 커져만 갔습니다. 내연기관에 있는 실린더 내부에서 노킹(연료가 비정상적으로 연소하며 발생하는 폭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시점 발생하는 엔진 점화 현상 노킹 때문에 연료 효율이 떨어지고 엔진 수명도 점점 짧아지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 그 시절 납 휘발유(ETHYL GAS)를 파는 주유소 사진, 출처: ACS Publications -
이때 미즐리는 휘발유에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하면 노킹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납 성분이 포함된 휘발유를 사용한다면 노킹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고 GM사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납 휘발유'가 안전하냐는 것이었는데 미즐리는 이 의문을 없애기 위해 기자회견장에서 병에 담긴 테트라에틸납을 손에 붓고 증기를 코로 흡입하며 안전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화학상, 발명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이름을 날렸습니다. (참고로 이 당시 GM 공장과 연구소에서 납중독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했으나 미즐리는 이러한 사례는 납 성분과 전혀 상관없다고 부인했고 원인을 노동자에게 돌렸다고 합니다. 정작 미즐리도 이 당시 납중독에서 회복하기 위해 수개월간 일을 쉬었다고 합니다)
- 미국 내 유연 휘발유 소비량, 출처: ACS Publications -
1921년 발명된 납 휘발유는 1980년대가 될 때까지 수십년간 사용되었고 납 성분이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연구가 증명되면서 이때가 되어서야 시장에서 점차 퇴출당하였습니다. 수십년간 배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납 성분이 대기에 치명적인 재앙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폐와 혈류로 직접 유입되었고 수많은 사람에게 온갖 신경계 질환이 발병하며 조기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업의 영리 행위가 초래한 환경오염, 규제 기관 압박, 끔찍한 건강 문제 등 모든 면에서 최악이지만 아직 미즐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차갑고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가 100여 년 전에 발명되었을 때, 자동차 한 대 값일 만큼 비쌌으나 미국의 중산층 이상 가구에 한 개씩 있을 만큼 인기가 있는 전자제품이었습니다. 1920년대 냉매 역할을 했던 암모니아, 이산화황에 의해 작동되었으며 만약 이 두 물질이 대기로 누출되면 엄청난 위험이 초래되는 독성 물질이었습니다. 두 물질의 대안이 반드시 필요한 가운데 때마침 자동차 업계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GM에서 근무하던 미즐리가 등장합니다. 미즐리는 1928년 앨버트 리안 렌네와 함께 '염화불화탄소(chlorofluorocarbon)'(이하 CFC)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현대식 상업용 냉매 또는 상품명 프레온으로 출시된 이 상품은 업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냉매 시장의 판도를 바꿔두었습니다.
CFC는 독성이 없고, 불에 잘 타지 않으며, 반응성이 매우 낮아 냉동제 외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에 완벽한 물질로 생각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최소한 암모니아, 이산화황을 대체할 확실한 물질임은 확실했고 냉장고, 에어컨 등의 냉매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면도 크림, 분사형 탈취제, 소화기, 산업용 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습니다. 40세가 되기 전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화학물질을 발명한 미즐리는 많은 상과 훈장을 휩쓸며 미국 화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 남극 오존층 구멍 규모 비교, 출처: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분해되지 않아 안정성이 있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CFC의 주요 장점은 곧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CFC의 짧은 기간 사용된 후 대기로 유출되면 딱히 할 일 없어진 이 화학물질은 대기 중에 고스란히 축적되어 갔습니다. 1930년대부터 대기 중 CFC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나 1970년대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1957년 제임스 러브록이 전자포획검출기 기술을 발명한 이후 포착되었는데 이 기계가 수많은 연구시설로 보내져 연구가 될 때까지 인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후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명이 발견되고 원인으로 CFC가 지목되면서 1987년 모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해 CFC를 전 세계에서 완전히 퇴출하기로 약속하여 지금은 어느 나라도 CFC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몇십년간 CFC 사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한 덕에 현재 오존층이 많이 회복했으나 CFC는 사라지지 않으며 대부분 대기 중에 존재하고 바다에도 남아 있습니다. 제일 위 머리말에 해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자면 대기에서 바다 표면에 떨어진 CFC가 전 세계 바다를 여행하자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나이와 방향을 나타내는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 바닷물은 나이 든 바닷물의 경로를 따르므로, 이들의 이동 과정을 살피면 각 지점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밝힐 수 있습니다.
- 열염순환 모식도, 출처: 위키피디아 -
CFC는 오직 인간에 의해 생겨난 불활성 물질이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장점이 있기에 CFC를 다량 함유한 바닷물이 전 세계 바다 곳곳을 누빌수록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할 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40년 전 그린란드 근처 해수면에서 심해로 들어간 CFC는 현재 출발점에서 남쪽으로 1만km 떨어진 브라질 해안 중 어딘가에 있으며 지금도 천천히 흘러가는 중입니다.
'열염분 순환'으로 알려진 심해 해류는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을 해수면을 통해 극지방으로, 극지방의 차가운 물을 심해를 통해 적도로 움직입니다. 지구 심해 바닷물이 수백 년에 걸쳐 이동하는 컨베이어 벨트는 지구의 열을 분산시키고 지구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인간이 만든 CFC 표식이 심해 바닷물 순환을 추적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미즐리가 인류 문명에 남긴 참혹한 업적은 해양학에서 작지만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머스미즐리 #프레온가스 #유연휘발유 #열염순환
출처: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NIST, ACS Publications, 도서 아무도 본 적 없는 바다
바다의 표층에서 심해로 내려가는 수직 이동은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수평 이동은 보통 느리게 움직입니다. 속도가 매우 느리기에 관측도 쉽지 않죠. 하지만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미즐리라는 과학자가 남긴 무시무시한(?) 업적 덕분에 바다 깊은 곳에서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거대한 해류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넓은 바다의 표층에서 심해로 이어지고 다시 표층으로 올라와 그 주변 육지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에 대해 꾸준한 연구가 되는 가운데 오늘은 토머스 미즐리(이하 미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토머스 미즐리 사진, 출처: 위키백과 -
미즐리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위 취득 후 27세에 제너럴 모터스(이하 GM)에 입사했습니다. 이 당시 GM에선 휘발유를 태우며 움직이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자동차가 많이 팔려나갈수록 GM의 고민은 커져만 갔습니다. 내연기관에 있는 실린더 내부에서 노킹(연료가 비정상적으로 연소하며 발생하는 폭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시점 발생하는 엔진 점화 현상 노킹 때문에 연료 효율이 떨어지고 엔진 수명도 점점 짧아지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 그 시절 납 휘발유(ETHYL GAS)를 파는 주유소 사진, 출처: ACS Publications -
이때 미즐리는 휘발유에 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하면 노킹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납 성분이 포함된 휘발유를 사용한다면 노킹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고 GM사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납 휘발유'가 안전하냐는 것이었는데 미즐리는 이 의문을 없애기 위해 기자회견장에서 병에 담긴 테트라에틸납을 손에 붓고 증기를 코로 흡입하며 안전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화학상, 발명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이름을 날렸습니다. (참고로 이 당시 GM 공장과 연구소에서 납중독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했으나 미즐리는 이러한 사례는 납 성분과 전혀 상관없다고 부인했고 원인을 노동자에게 돌렸다고 합니다. 정작 미즐리도 이 당시 납중독에서 회복하기 위해 수개월간 일을 쉬었다고 합니다)
- 미국 내 유연 휘발유 소비량, 출처: ACS Publications -
1921년 발명된 납 휘발유는 1980년대가 될 때까지 수십년간 사용되었고 납 성분이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연구가 증명되면서 이때가 되어서야 시장에서 점차 퇴출당하였습니다. 수십년간 배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납 성분이 대기에 치명적인 재앙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폐와 혈류로 직접 유입되었고 수많은 사람에게 온갖 신경계 질환이 발병하며 조기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업의 영리 행위가 초래한 환경오염, 규제 기관 압박, 끔찍한 건강 문제 등 모든 면에서 최악이지만 아직 미즐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차갑고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가 100여 년 전에 발명되었을 때, 자동차 한 대 값일 만큼 비쌌으나 미국의 중산층 이상 가구에 한 개씩 있을 만큼 인기가 있는 전자제품이었습니다. 1920년대 냉매 역할을 했던 암모니아, 이산화황에 의해 작동되었으며 만약 이 두 물질이 대기로 누출되면 엄청난 위험이 초래되는 독성 물질이었습니다. 두 물질의 대안이 반드시 필요한 가운데 때마침 자동차 업계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GM에서 근무하던 미즐리가 등장합니다. 미즐리는 1928년 앨버트 리안 렌네와 함께 '염화불화탄소(chlorofluorocarbon)'(이하 CFC)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현대식 상업용 냉매 또는 상품명 프레온으로 출시된 이 상품은 업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냉매 시장의 판도를 바꿔두었습니다.
CFC는 독성이 없고, 불에 잘 타지 않으며, 반응성이 매우 낮아 냉동제 외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에 완벽한 물질로 생각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최소한 암모니아, 이산화황을 대체할 확실한 물질임은 확실했고 냉장고, 에어컨 등의 냉매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면도 크림, 분사형 탈취제, 소화기, 산업용 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었습니다. 40세가 되기 전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화학물질을 발명한 미즐리는 많은 상과 훈장을 휩쓸며 미국 화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 남극 오존층 구멍 규모 비교, 출처: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분해되지 않아 안정성이 있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CFC의 주요 장점은 곧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CFC의 짧은 기간 사용된 후 대기로 유출되면 딱히 할 일 없어진 이 화학물질은 대기 중에 고스란히 축적되어 갔습니다. 1930년대부터 대기 중 CFC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나 1970년대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1957년 제임스 러브록이 전자포획검출기 기술을 발명한 이후 포착되었는데 이 기계가 수많은 연구시설로 보내져 연구가 될 때까지 인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후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명이 발견되고 원인으로 CFC가 지목되면서 1987년 모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해 CFC를 전 세계에서 완전히 퇴출하기로 약속하여 지금은 어느 나라도 CFC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몇십년간 CFC 사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한 덕에 현재 오존층이 많이 회복했으나 CFC는 사라지지 않으며 대부분 대기 중에 존재하고 바다에도 남아 있습니다. 제일 위 머리말에 해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자면 대기에서 바다 표면에 떨어진 CFC가 전 세계 바다를 여행하자 해양학자들은 바닷물의 나이와 방향을 나타내는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 바닷물은 나이 든 바닷물의 경로를 따르므로, 이들의 이동 과정을 살피면 각 지점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밝힐 수 있습니다.
- 열염순환 모식도, 출처: 위키피디아 -
CFC는 오직 인간에 의해 생겨난 불활성 물질이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장점이 있기에 CFC를 다량 함유한 바닷물이 전 세계 바다 곳곳을 누빌수록 관련 연구도 활발하게 할 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40년 전 그린란드 근처 해수면에서 심해로 들어간 CFC는 현재 출발점에서 남쪽으로 1만km 떨어진 브라질 해안 중 어딘가에 있으며 지금도 천천히 흘러가는 중입니다.
'열염분 순환'으로 알려진 심해 해류는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을 해수면을 통해 극지방으로, 극지방의 차가운 물을 심해를 통해 적도로 움직입니다. 지구 심해 바닷물이 수백 년에 걸쳐 이동하는 컨베이어 벨트는 지구의 열을 분산시키고 지구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인간이 만든 CFC 표식이 심해 바닷물 순환을 추적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미즐리가 인류 문명에 남긴 참혹한 업적은 해양학에서 작지만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토머스미즐리 #프레온가스 #유연휘발유 #열염순환
출처: 위키백과, 위키피디아, NIST, ACS Publications, 도서 아무도 본 적 없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