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다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며, 지구 온도는 전례 없는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2019년에는 153개국 11,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변혁적인 기후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교육이 행동의 전제조건이며, 기후변화 교육이 전 세계 학교의 핵심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환경교육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우선순위에서는 다른 교육 주제들에 비해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최근 Environmental Education Research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한국 시민들이 환경교육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경제적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 환경교육의 공공재적 특성과 가치
환경교육의 공공재적 특성과 비사용 가치 환경교육은 일반 상품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환경교육이 학생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에 이익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교육은 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능력인 '환경 소양'을 키우게 하면서, 지식·태도·행동 등 여러 영역의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교육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사용 가치'로, 현재와 미래에 환경교육을 직접 이용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가치다. 둘째는 '비사용 가치'로, 본인이 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환경교육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서 느끼는 가치를 말한다. 특히 환경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주고 싶다는 유산 가치, 다른 사람들도 환경교육의 혜택을 받기를 바라는 이타적 가치 등 비사용 가치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 가치와 비사용 가치를 합친 것이 환경교육의 총 경제적 가치다.
| 조건부 가치측정법을 통한 환경교육 가치 추정
연구팀은 비시장 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경제학적 방법인 조건부 가치측정법(CVM)을 사용했다. CVM은 설문조사를 통해 가상적 시나리오 하에서 시민들의 지불의사금액(WTP)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환경교육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재화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 환경부가 운영하는 '푸르미 이동환경교실' 프로그램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하여 환경교육의 가치를 측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15년 이상 운영되어 온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환경교육 전문 교사를 갖춘 표준화된 프로그램이다. 대형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환경교실이 학교와 학습 장소를 방문하여 교육을 제공하며, 2019년에는 900회의 수업이 진행되어 22,0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2020년 9월 21일부터 10월 9일까지 18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국을 대표하는 1,004명의 성인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푸르미 이동환경교실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구 대표로서 이러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기금에 연간 얼마를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제시된 금액은 사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000원, 30,000원, 50,000원의 세 수준으로 설정되었다.
| 한국 가구당 연간 17,575원, 전국적으로는 3,672억 원의 가치
분석 결과, 한국 가구는 환경교육을 위해 연간 평균 17,575원(약 14.85달러)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한국 전체 가구 수인 약 2,089만 가구에 적용하면, 환경교육의 연간 총 사회적 가치는 약 3,672억 원(약 3억 1천만 달러)에 달한다. 쉽게 말해, 한국 국민들이 환경교육에 부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연간 3,672억 원 규모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을 위해 프로빗 모델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응답자들은 연구팀이 제시한 세 가지 금액(10,000원, 30,000원, 50,000원)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고, 해당 금액을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 '예' 또는 '아니오'로 답했다. 모델 I에서는 제시 금액만을 분석했고, 모델 II에서는 성별, 나이, 소득, 교육 수준,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같은 요인들을 추가로 고려했다.
두 모델 모두에서 제시 금액이 높을수록 '지불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낮아졌는데, 이는 가격이 오르면 구매 의사가 줄어드는 일상적인 경제 원리와 일치한다. 흥미롭게도 모델 II 분석에서 성별, 연령, 교육 수준, 환경 관심도 등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가구 소득'만이 지불 의사 금액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영향을 미쳤다. 즉,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환경교육을 위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금액별 긍정 응답률을 살펴보면, 10,000원 제시 시 82.73%가 '지불하겠다'고 답했고, 30,000원에서는 73.08%, 50,000원에서는 39.39%가 지불 의사를 밝혔다. 제시 금액이 높아질수록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줄어드는 이러한 패턴은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인 응답이며, 설문이 신뢰할 수 있게 설계되었음을 보여준다.
| 환경교육의 사회적 가치 재조명
이 연구는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를 전국 규모로 추정한 첫 번째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경교육은 그동안 환경 정책이나 교육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되어 왔지만, 이 연구는 환경교육 자체의 고유한 특성에 기반하여 가치를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측정 가능하고 비교 가능한 지표로 제시함으로써, 종종 모호했던 가치 논의에 명확성을 제공한다. 경제학적 차원에서 가치를 분류하고 화폐화된 단위로 제시함으로써, 환경교육의 가치를 논의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특히 이 연구가 추정한 연간 총 편익 3,672억 원은 2020년 환경부의 환경교육 예산 127억 원과 비교할 때 약 2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시사한다.
| 정책적 함의와 향후 과제
이 연구는 정책 연구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시민들의 지불의사를 평가함으로써, 정책 입안자들이 제한된 경제적 자원을 현명하게 배분하고 환경교육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가 환경적·교육적 차원에서의 직간접적 편익과 사용 가치 및 비사용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경교육의 질적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 연구는 한국의 특정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사례 연구이며, 환경교육 전체의 가치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 연구 결과는 교육적 성과로서의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시민들이 환경교육에 부여하는 가치를 나타낸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맥락과 정책에 따른 환경교육의 가치를 추가로 규명하고, 행동 데이터와 교육적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교육의 효과를 더욱 직접적으로 추정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 참고문헌
Kang, J., Yi, D., & Hong, J. H. (2024). Estimating the economic value of environmental education: a case study of South Korea. Environmental Education Research, 30(10), 1748-1765. https://doi.org/10.1080/13504622.2024.2315571

|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다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며, 지구 온도는 전례 없는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2019년에는 153개국 11,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변혁적인 기후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교육이 행동의 전제조건이며, 기후변화 교육이 전 세계 학교의 핵심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환경교육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우선순위에서는 다른 교육 주제들에 비해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에서, 최근 Environmental Education Research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한국 시민들이 환경교육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경제적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 환경교육의 공공재적 특성과 가치
환경교육의 공공재적 특성과 비사용 가치 환경교육은 일반 상품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제공되는 환경교육이 학생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에 이익을 주는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교육은 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능력인 '환경 소양'을 키우게 하면서, 지식·태도·행동 등 여러 영역의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교육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사용 가치'로, 현재와 미래에 환경교육을 직접 이용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가치다. 둘째는 '비사용 가치'로, 본인이 직접 이용하지 않더라도 환경교육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에서 느끼는 가치를 말한다. 특히 환경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주고 싶다는 유산 가치, 다른 사람들도 환경교육의 혜택을 받기를 바라는 이타적 가치 등 비사용 가치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 가치와 비사용 가치를 합친 것이 환경교육의 총 경제적 가치다.
| 조건부 가치측정법을 통한 환경교육 가치 추정
연구팀은 비시장 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경제학적 방법인 조건부 가치측정법(CVM)을 사용했다. CVM은 설문조사를 통해 가상적 시나리오 하에서 시민들의 지불의사금액(WTP)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환경교육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재화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 환경부가 운영하는 '푸르미 이동환경교실' 프로그램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하여 환경교육의 가치를 측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15년 이상 운영되어 온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환경교육 전문 교사를 갖춘 표준화된 프로그램이다. 대형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환경교실이 학교와 학습 장소를 방문하여 교육을 제공하며, 2019년에는 900회의 수업이 진행되어 22,0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2020년 9월 21일부터 10월 9일까지 18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국을 대표하는 1,004명의 성인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푸르미 이동환경교실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구 대표로서 이러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기금에 연간 얼마를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제시된 금액은 사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000원, 30,000원, 50,000원의 세 수준으로 설정되었다.
| 한국 가구당 연간 17,575원, 전국적으로는 3,672억 원의 가치
분석 결과, 한국 가구는 환경교육을 위해 연간 평균 17,575원(약 14.85달러)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한국 전체 가구 수인 약 2,089만 가구에 적용하면, 환경교육의 연간 총 사회적 가치는 약 3,672억 원(약 3억 1천만 달러)에 달한다. 쉽게 말해, 한국 국민들이 환경교육에 부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연간 3,672억 원 규모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을 위해 프로빗 모델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응답자들은 연구팀이 제시한 세 가지 금액(10,000원, 30,000원, 50,000원) 중 하나를 무작위로 받고, 해당 금액을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 '예' 또는 '아니오'로 답했다. 모델 I에서는 제시 금액만을 분석했고, 모델 II에서는 성별, 나이, 소득, 교육 수준,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같은 요인들을 추가로 고려했다.
두 모델 모두에서 제시 금액이 높을수록 '지불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낮아졌는데, 이는 가격이 오르면 구매 의사가 줄어드는 일상적인 경제 원리와 일치한다. 흥미롭게도 모델 II 분석에서 성별, 연령, 교육 수준, 환경 관심도 등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가구 소득'만이 지불 의사 금액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영향을 미쳤다. 즉,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환경교육을 위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금액별 긍정 응답률을 살펴보면, 10,000원 제시 시 82.73%가 '지불하겠다'고 답했고, 30,000원에서는 73.08%, 50,000원에서는 39.39%가 지불 의사를 밝혔다. 제시 금액이 높아질수록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줄어드는 이러한 패턴은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인 응답이며, 설문이 신뢰할 수 있게 설계되었음을 보여준다.
| 환경교육의 사회적 가치 재조명
이 연구는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를 전국 규모로 추정한 첫 번째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경교육은 그동안 환경 정책이나 교육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되어 왔지만, 이 연구는 환경교육 자체의 고유한 특성에 기반하여 가치를 추정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측정 가능하고 비교 가능한 지표로 제시함으로써, 종종 모호했던 가치 논의에 명확성을 제공한다. 경제학적 차원에서 가치를 분류하고 화폐화된 단위로 제시함으로써, 환경교육의 가치를 논의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특히 이 연구가 추정한 연간 총 편익 3,672억 원은 2020년 환경부의 환경교육 예산 127억 원과 비교할 때 약 2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시사한다.
| 정책적 함의와 향후 과제
이 연구는 정책 연구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시민들의 지불의사를 평가함으로써, 정책 입안자들이 제한된 경제적 자원을 현명하게 배분하고 환경교육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가 환경적·교육적 차원에서의 직간접적 편익과 사용 가치 및 비사용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경교육의 질적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 연구는 한국의 특정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사례 연구이며, 환경교육 전체의 가치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 연구 결과는 교육적 성과로서의 환경교육의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시민들이 환경교육에 부여하는 가치를 나타낸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맥락과 정책에 따른 환경교육의 가치를 추가로 규명하고, 행동 데이터와 교육적 성과를 바탕으로 환경교육의 효과를 더욱 직접적으로 추정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 참고문헌
Kang, J., Yi, D., & Hong, J. H. (2024). Estimating the economic value of environmental education: a case study of South Korea. Environmental Education Research, 30(10), 1748-1765. https://doi.org/10.1080/13504622.2024.2315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