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도시 폐기물은 2050년까지 연간 42억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강력한 온실가스로, 20년 기준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CO₂의 56배에 달한다. 여러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생활폐기물 소각발전은 매립 대비 온실가스를 약 30% 줄일 수 있는 처리 방식이지만, 소각시설 건립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이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
| 매립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간과된 온실가스의 원천
UNSW의 Blair & Mataraarachchi(2021)가 Environments 저널에 발표한 리뷰 논문[1]에 따르면, 매립지 가스는 통상 메탄 45~60%와 이산화탄소 40~60%로 구성된다. 미국에서만 1,498개 매립지가 연간 약 1억 800만 톤의 CO₂ 환산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미국 전체 메탄 배출의 약 15.1%에 해당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30년까지 비CO₂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을 줄이지 못하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내로 억제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매립지는 이 비CO₂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다. 유럽에서는 인위적 메탄 배출의 약 30%가 매립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소각발전은 실제로 기후에 도움이 되는가
중국 중부의 생활폐기물 소각발전소를 대상으로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수행한 Luo 등(2024)의 연구[2]는 이 질문에 정량적으로 답한다. Toxics 저널에 실린 이 연구에서 폐기물 1톤을 소각하면 7,342 J/g의 열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 영향 잠재력은 -0.69 kg CO₂eq로 나타났다. 음수라는 것은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소각으로 회수한 에너지가 기존 석탄 화력발전을 대체함으로써 절감되는 화석연료 유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크다는 뜻이다. 즉 폐기물을 소각하여 전력을 생산하면, 같은 양의 전력을 석탄으로 생산할 때 배출되는 CO₂를 상쇄하고도 남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에너지 회수 효과를 포함할 때, 소각발전이 동일한 폐기물을 매립지에 직접 매립하는 방식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산출했다.
다만 소각이 만능은 아니다. 같은 연구에서 생태독성(토양·담수·해양)이 가장 큰 부정적 영향으로 나타났고, 인체 독성, 오존 생성에 의한 광화학 오염, 토양 산성화가 그 뒤를 이었다. 다이옥신, 비산재, SO₂, H₂S 등 유해물질 배출은 소각 효율 개선, 침출수 처리 최적화, 석탄 사용 절감, 산성가스 배출 통제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 그런데 왜 소각시설은 들어서지 못하는가: 님비 위기의 구조
소각시설이 기후적으로 유리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음에도, 실제 시설 건립은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란 폐기물 소각시설처럼 사회 전체에는 필요하지만, 오염·악취·건강 위험·부동산 가치 하락 등 부정적 외부 효과를 수반하는 시설이 자기 거주지 인근에 들어서는 것을 거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무한이공대학교 He 등(2021)이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한 연구[3]는 중국에서 2006~2019년 사이 발생한 26건의 폐기물 님비 위기 사례를 근거이론(Grounded Theory)과 동적 베이지안 네트워크(DBN)를 활용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님비 위기의 시나리오 진화가 잠복기→폭발기→지속기→해소기의 네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잠복기에는 외부 환경과 시설 입지가 위기의 씨앗을 뿌리고, 폭발기에는 위험 인식과 님비 저항, 정부의 태도가 사태를 격화시킨다. 지속기에는 이해관계 충돌, 공공 신뢰, 주민 요구가 진화 방향을 좌우하며, 해소기에는 정부의 대응 전략이 결과를 결정짓는다. 2016년 후베이성 셴타오(仙桃) 사례에서는 주민들이 위챗(WeChat) 그룹을 통해 소각시설 건립 반대를 조직했고, 시위와 경찰 충돌로 이어졌다. 정부가 건설 중단과 민주적 협의를 거친 뒤, 주민 지지율 99%로 원래 부지에서 프로젝트를 재개하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되었다.
|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경로: 베이지안 네트워크 분석
같은 연구팀이 Sustainability에 발표한 연구[4]에서 님비 위기를 '위험'에서 '기회'로 전환하는 구체적 경로를 탐색했다. 공동어 분석(co-word analysis)과 베이지안 네트워크를 결합하여 14개 핵심 요인 간의 인과관계를 추론한 결과, 사업 입지 선정(PL), 이익 보상(BC), 법치(RL), 주민 참여(PP)가 사회 안정성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경로의 핵심 노드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도출한 최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면 '입지 선정→이익 보상→법치→주민 참여→사회 안정'(점수 166.89) 경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 전환이 필요하면 '입지 선정→홍보·교육→이익 보상→법치→주민 참여→사회 안정'(점수 204.23) 경로가 최적이었다. 특히 홍보·교육(PE)은 여러 경로의 다리 역할을 하는 핵심 매개 요인으로, 장기적 정부 투자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반면 협상(NG)과 정보 공개(IP)는 중국 현실에서 님비 위기 전환에 실질적 기여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의 현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와 소각장 님비의 충돌
이러한 님비 문제는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었다[5, 6].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의 종량제 쓰레기는 반드시 소각 또는 재활용을 거친 뒤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4년 기준 서울시가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한 생활폐기물은 약 21만 톤으로, 전체 발생량 110만 톤의 19%에 해당한다. 이 물량을 소각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핵심 인프라인 공공 소각시설 확충은 님비로 인해 심각한 지연을 겪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논란이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1,000톤 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추진했으나, 마포구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타당성 조사 과정의 하자를 인정하며 주민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서울시는 신규 시설 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현대화와 효율적 이용을 우선 추진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7].
인천시 역시 공공 광역 소각장 4곳을 건설하려 했으나 무산되었고, 각 군·구 단위 소각장 설치도 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8]. 서울시와 경기도가 직매립 금지 시행을 2030년까지 유예해달라는 입장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전달했으나, 인천은 2026년 원안 시행을 주장하며 반발했다[9]. 수도권 매립지가 인천 서구에 위치해 있어, 서울·경기가 직매립을 계속하는 것이 인천 주민에게 환경적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소각 시설이 부족한 서울·경기의 일부 자치구들은 충청권 민간 소각업체에 쓰레기 처리를 위탁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충북 청주·증평·단양과 충남 공주·서산·천안 등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에 충청권 지자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으며, 단양군은 관내 시멘트사와 수도권 쓰레기 미반입 협약을 체결했고, 증평군은 수도권 생활쓰레기 유입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직매립하던 쓰레기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처리 비용이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8], 경기도는 2030년까지 공공소각시설 21곳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10], 공공소각장 건립 과정에서 민간단체의 큰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계획이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11].
| 기후와 지역 사회 사이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균형이 필요하다
여러 논문을 종합하면 하나의 명확한 결론에 이른다. 매립지는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숨은 원인이며, 소각발전은 적절한 오염 통제를 전제로 매립보다 기후적으로 더 나은 처리 방식이다. 그러나 소각시설의 건립은 님비 현상이라는 사회적 장벽을 넘어야만 가능하다.
중국의 사례 연구[3, 4]가 보여주듯, 님비 위기는 단순히 '반대를 억누르는 것'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주민 참여, 투명한 정보 공개, 합리적 이익 보상, 법적 절차의 준수가 복합적으로 갖춰져야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다. 한국 수도권의 직매립 금지 시행 과정에서도 마포 소각장 사례가 보여주듯, 절차적 정당성 없이 추진된 시설은 결국 법원에서 좌초한다.
| 결국 중요한 것은 제로 웨이스트 지향
Blair & Mataraarachchi (2021)는 리뷰 논문에서 매립의 대안으로 소각, 바이오매스 연소, 기계적 생물학적 처리(MBT) 등을 평가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철학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 미국은 전체 생활폐기물의 52%를 매립하고 13%만 소각하며, 호주도 40%를 매립한다. 반면 스웨덴은 폐기물의 98%를 재활용하거나 소각하여 매립률이 극히 낮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 강화, 그리고 시민 수준의 분리배출 책임 강화를 통해 매립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매립 시 혐기성 조건에서 다량의 메탄을 발생시키므로, 퇴비화만으로도 매립지 반입량의 약 3분의 1을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참고문헌
[1] Blair, J., & Mataraarachchi, S. (2021). A review of landfills, waste and the nearly forgotten nexus with climate change. Environments, 8(8), 73.
[2] Luo, Y., Ye, M., Zhou, Y., Su, R., Huang, S., Wang, H., & Dai, X. (2024). Assessing the environmental impact of municipal waste on energy incineration technology for power generation using life cycle assessment methodology. Toxics, 12(11), 786.
[3] He, L., Yang, Q., Liu, X., Fu, L., & Wang, J. (2021). Exploring factors influencing scenarios evolution of waste NIMBY crisis: Analysis of typical cases in China.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8(4), 2006.
[4] Yang, Q., Zhu, Y., Liu, X., Fu, L., & Guo, Q. (2019). Bayesian-based NIMBY crisis transformation path discovery for municipal solid waste incineration in China. Sustainability, 11(8), 2364.
[5] 기후에너지환경부. (2025.12.4).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 제도 시행에 앞서 안정적 처리체계 구축. https://www.me.go.kr
[6] 서울특별시. (2025.12.4). 내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앞두고 시민불편 최소화 대책 가동. https://news.seoul.go.kr/env/archives/566522
[7] 손인규. (2025.3.3). 서울시, 마포 신규 소각장 설치 중단…"기존 시설 현대화 추진". 헤럴드경제.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85938
[8] 경향신문. (2025.11.17).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내년 1월1일부터 '예정대로' 금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72116005
[9] 한국일보. (2025.11.16).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서울·경기 2030년까지 유예 요청…인천 반발 속 정책 논란.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609370001817
[10] 한국경제. (2025.12.22). 2026년 쓰레기 직매립 전면 금지…경기도 "차질 없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2227850h
[11] 강재규. (2025.12.22). 내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발등의 불'…경기도 "21곳 소각장 확충".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317919

전 세계 도시 폐기물은 2050년까지 연간 42억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강력한 온실가스로, 20년 기준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CO₂의 56배에 달한다. 여러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생활폐기물 소각발전은 매립 대비 온실가스를 약 30% 줄일 수 있는 처리 방식이지만, 소각시설 건립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이 이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
| 매립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간과된 온실가스의 원천
UNSW의 Blair & Mataraarachchi(2021)가 Environments 저널에 발표한 리뷰 논문[1]에 따르면, 매립지 가스는 통상 메탄 45~60%와 이산화탄소 40~60%로 구성된다. 미국에서만 1,498개 매립지가 연간 약 1억 800만 톤의 CO₂ 환산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는 미국 전체 메탄 배출의 약 15.1%에 해당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30년까지 비CO₂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을 줄이지 못하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내로 억제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매립지는 이 비CO₂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다. 유럽에서는 인위적 메탄 배출의 약 30%가 매립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소각발전은 실제로 기후에 도움이 되는가
중국 중부의 생활폐기물 소각발전소를 대상으로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수행한 Luo 등(2024)의 연구[2]는 이 질문에 정량적으로 답한다. Toxics 저널에 실린 이 연구에서 폐기물 1톤을 소각하면 7,342 J/g의 열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 영향 잠재력은 -0.69 kg CO₂eq로 나타났다. 음수라는 것은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소각으로 회수한 에너지가 기존 석탄 화력발전을 대체함으로써 절감되는 화석연료 유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크다는 뜻이다. 즉 폐기물을 소각하여 전력을 생산하면, 같은 양의 전력을 석탄으로 생산할 때 배출되는 CO₂를 상쇄하고도 남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에너지 회수 효과를 포함할 때, 소각발전이 동일한 폐기물을 매립지에 직접 매립하는 방식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약 30% 줄일 수 있다고 산출했다.
다만 소각이 만능은 아니다. 같은 연구에서 생태독성(토양·담수·해양)이 가장 큰 부정적 영향으로 나타났고, 인체 독성, 오존 생성에 의한 광화학 오염, 토양 산성화가 그 뒤를 이었다. 다이옥신, 비산재, SO₂, H₂S 등 유해물질 배출은 소각 효율 개선, 침출수 처리 최적화, 석탄 사용 절감, 산성가스 배출 통제 등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 그런데 왜 소각시설은 들어서지 못하는가: 님비 위기의 구조
소각시설이 기후적으로 유리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있음에도, 실제 시설 건립은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란 폐기물 소각시설처럼 사회 전체에는 필요하지만, 오염·악취·건강 위험·부동산 가치 하락 등 부정적 외부 효과를 수반하는 시설이 자기 거주지 인근에 들어서는 것을 거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무한이공대학교 He 등(2021)이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한 연구[3]는 중국에서 2006~2019년 사이 발생한 26건의 폐기물 님비 위기 사례를 근거이론(Grounded Theory)과 동적 베이지안 네트워크(DBN)를 활용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님비 위기의 시나리오 진화가 잠복기→폭발기→지속기→해소기의 네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잠복기에는 외부 환경과 시설 입지가 위기의 씨앗을 뿌리고, 폭발기에는 위험 인식과 님비 저항, 정부의 태도가 사태를 격화시킨다. 지속기에는 이해관계 충돌, 공공 신뢰, 주민 요구가 진화 방향을 좌우하며, 해소기에는 정부의 대응 전략이 결과를 결정짓는다. 2016년 후베이성 셴타오(仙桃) 사례에서는 주민들이 위챗(WeChat) 그룹을 통해 소각시설 건립 반대를 조직했고, 시위와 경찰 충돌로 이어졌다. 정부가 건설 중단과 민주적 협의를 거친 뒤, 주민 지지율 99%로 원래 부지에서 프로젝트를 재개하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되었다.
|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경로: 베이지안 네트워크 분석
같은 연구팀이 Sustainability에 발표한 연구[4]에서 님비 위기를 '위험'에서 '기회'로 전환하는 구체적 경로를 탐색했다. 공동어 분석(co-word analysis)과 베이지안 네트워크를 결합하여 14개 핵심 요인 간의 인과관계를 추론한 결과, 사업 입지 선정(PL), 이익 보상(BC), 법치(RL), 주민 참여(PP)가 사회 안정성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경로의 핵심 노드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도출한 최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면 '입지 선정→이익 보상→법치→주민 참여→사회 안정'(점수 166.89) 경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 전환이 필요하면 '입지 선정→홍보·교육→이익 보상→법치→주민 참여→사회 안정'(점수 204.23) 경로가 최적이었다. 특히 홍보·교육(PE)은 여러 경로의 다리 역할을 하는 핵심 매개 요인으로, 장기적 정부 투자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반면 협상(NG)과 정보 공개(IP)는 중국 현실에서 님비 위기 전환에 실질적 기여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의 현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와 소각장 님비의 충돌
이러한 님비 문제는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었다[5, 6].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의 종량제 쓰레기는 반드시 소각 또는 재활용을 거친 뒤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4년 기준 서울시가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한 생활폐기물은 약 21만 톤으로, 전체 발생량 110만 톤의 19%에 해당한다. 이 물량을 소각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핵심 인프라인 공공 소각시설 확충은 님비로 인해 심각한 지연을 겪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논란이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1,000톤 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추진했으나, 마포구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타당성 조사 과정의 하자를 인정하며 주민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서울시는 신규 시설 설치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현대화와 효율적 이용을 우선 추진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7].
인천시 역시 공공 광역 소각장 4곳을 건설하려 했으나 무산되었고, 각 군·구 단위 소각장 설치도 주민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8]. 서울시와 경기도가 직매립 금지 시행을 2030년까지 유예해달라는 입장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전달했으나, 인천은 2026년 원안 시행을 주장하며 반발했다[9]. 수도권 매립지가 인천 서구에 위치해 있어, 서울·경기가 직매립을 계속하는 것이 인천 주민에게 환경적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소각 시설이 부족한 서울·경기의 일부 자치구들은 충청권 민간 소각업체에 쓰레기 처리를 위탁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수도권 생활폐기물이 충북 청주·증평·단양과 충남 공주·서산·천안 등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에 충청권 지자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으며, 단양군은 관내 시멘트사와 수도권 쓰레기 미반입 협약을 체결했고, 증평군은 수도권 생활쓰레기 유입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직매립하던 쓰레기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처리 비용이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8], 경기도는 2030년까지 공공소각시설 21곳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10], 공공소각장 건립 과정에서 민간단체의 큰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계획이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11].
| 기후와 지역 사회 사이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균형이 필요하다
여러 논문을 종합하면 하나의 명확한 결론에 이른다. 매립지는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숨은 원인이며, 소각발전은 적절한 오염 통제를 전제로 매립보다 기후적으로 더 나은 처리 방식이다. 그러나 소각시설의 건립은 님비 현상이라는 사회적 장벽을 넘어야만 가능하다.
중국의 사례 연구[3, 4]가 보여주듯, 님비 위기는 단순히 '반대를 억누르는 것'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주민 참여, 투명한 정보 공개, 합리적 이익 보상, 법적 절차의 준수가 복합적으로 갖춰져야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다. 한국 수도권의 직매립 금지 시행 과정에서도 마포 소각장 사례가 보여주듯, 절차적 정당성 없이 추진된 시설은 결국 법원에서 좌초한다.
| 결국 중요한 것은 제로 웨이스트 지향
Blair & Mataraarachchi (2021)는 리뷰 논문에서 매립의 대안으로 소각, 바이오매스 연소, 기계적 생물학적 처리(MBT) 등을 평가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철학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 미국은 전체 생활폐기물의 52%를 매립하고 13%만 소각하며, 호주도 40%를 매립한다. 반면 스웨덴은 폐기물의 98%를 재활용하거나 소각하여 매립률이 극히 낮다.
연구진은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제도 강화, 그리고 시민 수준의 분리배출 책임 강화를 통해 매립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는 매립 시 혐기성 조건에서 다량의 메탄을 발생시키므로, 퇴비화만으로도 매립지 반입량의 약 3분의 1을 감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참고문헌
[1] Blair, J., & Mataraarachchi, S. (2021). A review of landfills, waste and the nearly forgotten nexus with climate change. Environments, 8(8), 73.
[2] Luo, Y., Ye, M., Zhou, Y., Su, R., Huang, S., Wang, H., & Dai, X. (2024). Assessing the environmental impact of municipal waste on energy incineration technology for power generation using life cycle assessment methodology. Toxics, 12(11), 786.
[3] He, L., Yang, Q., Liu, X., Fu, L., & Wang, J. (2021). Exploring factors influencing scenarios evolution of waste NIMBY crisis: Analysis of typical cases in China.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8(4), 2006.
[4] Yang, Q., Zhu, Y., Liu, X., Fu, L., & Guo, Q. (2019). Bayesian-based NIMBY crisis transformation path discovery for municipal solid waste incineration in China. Sustainability, 11(8), 2364.
[5] 기후에너지환경부. (2025.12.4).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 제도 시행에 앞서 안정적 처리체계 구축. https://www.me.go.kr
[6] 서울특별시. (2025.12.4). 내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앞두고 시민불편 최소화 대책 가동. https://news.seoul.go.kr/env/archives/566522
[7] 손인규. (2025.3.3). 서울시, 마포 신규 소각장 설치 중단…"기존 시설 현대화 추진". 헤럴드경제.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85938
[8] 경향신문. (2025.11.17).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직매립…내년 1월1일부터 '예정대로' 금지.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72116005
[9] 한국일보. (2025.11.16).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서울·경기 2030년까지 유예 요청…인천 반발 속 정책 논란.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1609370001817
[10] 한국경제. (2025.12.22). 2026년 쓰레기 직매립 전면 금지…경기도 "차질 없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2227850h
[11] 강재규. (2025.12.22). 내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발등의 불'…경기도 "21곳 소각장 확충".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317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