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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을 위한 벼농사 물관리 혁신: 간헐적 관개(AWD)로 온실가스 줄이고 수확 늘린다

앨지닥터(김덕원)
2025-10-20
조회수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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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절약 관개로 쌀 재배 온실가스 43% 감소: 말레이시아 주요 곡창지대 연구

말레이시아 농업연구개발원(MARDI) 연구팀이 쌀 재배에서 물 관리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말레이시아의 주요 곡창지대인 슬랑오르와 페낭 지역에서 '교대 습윤-건조(AWD, Alternate Wetting and Drying)' 방식을 적용했을 때 기존 담수 재배 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43%까지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1].


|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중 농업의 비율

2023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산업 부문(제조 및 공정)은 약 20%를 차지하며, 농업 및 축산업은 약 11%로 뒤를 잇는다. 산업은 주로 화석연료 연소, 시멘트·철강·화학 등 제조공정에서 CO₂를 배출하고, 농업은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등의 온실가스의 비율이 높다. 산업 분야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천으로 에너지·소재 수요와 직결되며, 농업은 식량 생산·토지 관리와 연결되어 재배 방식의 변화가 기후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2, 3].


| 쌀 재배, 말레이시아 농업 분야 온실가스의 주범

쌀은 말레이시아의 식량 안보와 경제에서 핵심적인 작물로, 2023년 기준 약 61만 4천 헥타르(6,140km², 서울 면적의 약 10배)의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쌀 재배는 온실가스, 특히 메탄(CH₄) 배출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논에 물을 계속 가둬두는 담수 재배 방식은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환경을 만들어 메탄 생성을 촉진한다. 실제로 2019년 말레이시아의 쌀 재배는 약 227만 톤 CO₂eq의 메탄을 배출했으며, 이는 말레이시아 농업 및 축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를 차지하는 수치다. 쉽게 말해, 말레이시아 농업 및 축산업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4~5톤 중 1톤이 쌀 재배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쌀 생산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약 77%가 논에 물을 계속 채워두는 담수 재배 방식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특히 메탄은 쌀 재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가장 큰 비중(약 45%)을 차지하는 주범이다.


| AWD 관개: 물과 온실가스를 동시에 줄이는 해법

AWD는 논에 물을 계속 채워두는 대신 주기적으로 물을 빼서 논을 말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토양에 산소가 공급되어 메탄 생성을 억제하면서도 쌀 수확량은 유지할 수 있다. 전 세계 연구에 따르면 AWD는 메탄 배출을 최대 48%까지 줄일 수 있으며, 물 사용량도 크게 감소시킨다.

이번 연구에서 적용한 '안전-AWD' 방식은 이앙 후 21일까지는 잡초 억제를 위해 담수 상태를 유지하고, 이후에는 지하수위가 지표면 아래 15cm에 도달할 때까지 논을 말린 후 다시 물을 채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주기는 생식 생장기(꽃이 피는 시기)까지 지속되며, 성숙기에는 논을 완전히 말려 수확을 용이하게 한다. 

또한,  이번 연구의 핵심 지표는 온실가스 집약도(GHGI, Greenhouse Gas Intensity)다. 온실가스 집약도란 쌀 1톤을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의미한다. 단순히 배출량만 비교하면 생산량이 많은 곳이 배출량도 많아 보이지만, 온실가스 집약도를 사용하면 같은 양의 쌀을 만드는 데 온실가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줄였는지 비교할 수 있다. 

| 슬랑오르: 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 확인

슬랑오르 지역에서는 AWD 적용 시 온실가스 집약도가 톤당 1.14톤 CO₂eq에서 0.65톤 CO₂eq로 약 43% 감소했다. 이는 메탄 배출이 헥타르당 30.49kg에서 12.03kg으로 6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쌀 수확량도 헥타르당 3.5톤에서 3.8톤으로 증가해 생산성 향상도 함께 달성했다.

슬랑오르는 산성 황산염 해양 점토 토양으로 유기탄소(2.8%), 총질소(0.6~0.8%), 유효인(64mg/kg)이 비교적 높아 쌀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다른 토양에 비해 더 높은 벼 수확량으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더 높은 미생물 활동 때문에 초기 메탄 배출량이 높다. 바로 이런 환경에서 AWD의 메탄 억제 효과가 극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 페낭: 제한적이지만 의미 있는 감축 

페낭 지역에서는 AWD 적용으로 온실가스 집약도가 톤당 0.80톤 CO₂eq에서 0.73톤 CO₂eq로 약 9% 감소했다. 메탄 배출은 헥타르당 13.31kg에서 10.28kg으로 23% 감소했으며, 수확량은 헥타르당 2.45톤에서 2.51톤으로 소폭 증가했다.

페낭은 비산성 황산염 해양 점토 토양으로 총질소(0.4%)와 유효인(14mg/kg)이 낮아 벼의 생산성이 낮았다. 또한 페낭의 연간 강수량(859.3mm)이 슬랑오르(795.7mm)보다 많아 AWD를 적용하여도 토양 건조 기회가 줄어든다. 비가 자주 오면 의도적으로 논을 말리려 해도 다시 물이 차서 메탄 억제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 아산화질소 배출 증가는 메탄 감소에 비해 미미

AWD 방식의 한 가지 우려는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아산화질소(N₂O) 배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N₂O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265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이번 연구에서도 AWD 적용 시 N₂O 배출이 6~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슬랑오르 지역과 페낭에서 메탄 감소율은 각각 60% 이상, 23%이지만 전체 온실가스 감소율이 각각 43%, 9%로 비교적 작은 이유 중 하나가 N₂O 증가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량으로 보면 N₂O 배출량은 톤당 0.2 ~ 0.4 kg(헥타르당 0.42 ~ 1.50 kg)으로 메탄에 비해 훨씬 적었다. 따라서 N₂O 증가분은 메탄 감소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상쇄하지 못했으며, AWD의 온실가스 배출은 기존 담수 방식보다 훨씬 개선되었다.


| 생애주기(LCA) 전체로 본 온실가스 배출 

연구팀은 쌀 생산의 전 과정(경지 준비부터 수확까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생애주기 평가(LCA) 방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토양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슬랑오르의 경우 기존 담수 방식에서는 토양 배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나, AWD 적용 시 67%로 감소했다. 페낭에서는 담수 방식에서 50%, AWD에서 46%를 차지했다. 페낭에서 토양 배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토양 조건과 환경 요인의 차이로 토양 기반 온실가스 포집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소비는 두 번째로 큰 배출원으로, 톤당 90~121kg CO₂eq을 차지했다. 슬랑오르에서는 모내기 방식을 사용해 경유를 소비하는 반면, 페낭에서는 산파(씨앗을 뿌리는 방식)를 위해 휘발유 동력 송풍기를 사용해 연료 소비에 따른 배출량이 더 높았다.


| 대한민국에서 AWD 적용 현황

대한민국에서도 농업 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논 관개 방식 개선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쌀 재배에서 Alternate Wetting and Drying(AWD, 간헐 관개)와 유사한 물 관리 기술이 연구·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학계 연구에 따르면 간헐 관개는 메탄(CH₄) 배출을 60% 이상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으나, 토양 건조에 따른 아산화질소(N₂O) 증가 가능성, 농가 관리 부담, 관개·배수 시설 인프라 한계 등으로 인해 아직 전국적 확산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한국은 AWD를 포함한 기후스마트 농업 기술의 적용 국가로 국제 보고서에도 언급되고 있어, 향후 제도적 지원과 기술 확산을 통해 농업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4, 5, 6].


| 결론: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쌀 생산 실현 

이번 연구는 AWD가 수확량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면서도 쌀 재배의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임을 입증했다. 특히 슬랑오르처럼 토양 양분이 풍부하고 농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서는 최대 43%의 배출 감축과 함께 생산성 향상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AWD 적용 시 아산화질소 배출이 증가하는 트레이드오프가 있지만, 이는 메탄 감소 효과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AWD의 효과는 지역별 기후, 토양, 관리 방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완화 전략 개발이 필수적이다. 기존에 메탄 배출이 많은 곳일수록 AWD의 감축 효과가 크다는 원칙도 확인되었다. 

다만 AWD의 성공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환경적 이점뿐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 농민 수용성, 실행 용이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균일한 물 분배를 위한 정밀한 토지 평탄화 작업과 농민 교육이 중요하다. 향후 대한민국에서도 다양한 곡창지대로 연구를 확대하고, 장기적인 경제성 분석과 농민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면, AWD는 우리나라 쌀 생산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Bakar, N.A.A., Bastami, M.S., Abdul Rahman, M.H., Mohd Rasdi, R., Rashid, M.A., Hashim, S., Mohd Yusof, M.N., Jumat, F., & Md Suptian, M.F. (2025). Life cycle greenhouse gas emission reduction potential of alternate wetting and drying in rice cultivation under Malaysian major granary areas.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521, 146212. 

[2] Visual Capitalist. (2024, November 16). Charted: Global GHG Emissions, by Sector. https://www.visualcapitalist.com/charted-global-ghg-emissions-by-sector/ 

[3] U.S. EPA. (2025, August 18). Global Greenhouse Gas Overview. https://www.epa.gov/ghgemissions/global-greenhouse-gas-overview 

[4] Cornell University. (n.d.). Korea – SRI International Network and Resources Center. Retrieved October 20, 2025, from https://sri.cals.cornell.edu/countries/korea/index.html

[5] Globenewswire. (2025, January 14). Rice production emission reduction methods and innovations research study 2024: Focus on China, India, Indonesia, Vietnam, Japan, U.S., South Korea, Italy, Spain, and Greece. Retrieved October 20, 2025, from https://www.globenewswire.com/news-release/2025/01/14/3009187/0/en/Rice-Production-Emission-Reduction-Methods-and-Innovations-Research-Study-2024-Focus-on-China-India-Indonesia-Vietnam-Japan-U-S-South-Korea-Italy-Spain-and-Greece.html

[6] Pathak, H., Nayak, A. K., & Mohanty, S. (2024). Exploring the impact of alternate wetting and drying and the system of rice intensification on greenhouse gas emissions: A review of rice cultivation practices. ResearchGate.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78278776_Exploring_the_Impact_of_Alternate_Wetting_and_Drying_and_the_System_of_Rice_Intensification_on_Greenhouse_Gas_Emissions_A_Review_of_Rice_Cultivation_Pract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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