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기술 연구

자원 재활용, 저에너지 소비 및 저탄소 배출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술을 소개합니다.

갯벌은 탄소 저장고, 블루카본으로 탄소중립을 돕는다

앨지닥터(김덕원)
2025-10-28
조회수 1087

ee3b281fb6d09.png

| 갯벌, 기후변화 완화와 탄소중립의 숨은 열쇠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갯벌은 그저 진흙투성이 황무지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저장하는 자연의 탄소 저장고다. 최근 한림대학교 연구팀이 한국 갯벌의 탄소 저장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이를 통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갯벌이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탄소 수지 모델(CDM_TF)을 활용해 한국 연안 37개 지점의 갯벌 탄소 저장량과 격리 속도를 시뮬레이션하고, 2050년까지의 변화를 예측했다[1].


| 갯벌은 어떻게 탄소를 저장하는가

탄소 저장(Carbon Storage)이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토양, 생물체, 퇴적물 같은 자연 저장소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대기로 다시 방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갯벌은 조수 간만의 차이로 드러났다 잠겼다를 반복하는 해안 지역으로, 조류의 흐름과 강에서 흘러온 유기물이 퇴적되면서 이러한 탄소 저장이 이루어진다.

반대로 탄소 손실(Carbon Loss)은 저장되었던 탄소가 분해나 침식, 해수면 상승, 인간 활동 등으로 인해 다시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형태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갯벌을 간척해 농경지나 산업단지로 개발하면 퇴적물이 공기(산소)에 노출되면서 수십 년간 저장되었던 유기탄소가 급격히 분해되어 CO₂로 방출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대규모 갯벌 매립이 진행되면서 상당량의 탄소 저장고가 손실되었다.

전 세계 갯벌 면적은 최소 127,921 km²에 달하며, 약 70%가 아시아, 북미, 남미에 분포한다. 또한, 전 세계 갯벌은 평균적으로 연간 1.30 MgC ha⁻¹의 속도로 탄소를 축적하며, 이는 연간 6,800,000 MgC의 탄소 매장에 기여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갯벌 면적(2,482 km²)을 보유하고 있어, 블루카본을 활용한 국가 및 국제 기후 정책의 중요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 한국 갯벌의 탄소 저장 능력 평가

| 한국 갯벌 분포

연구진은 경기, 충남,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등 5개 도의 37개 지점에서 식생이 있는 갯벌(VTF) 16곳과 식생이 없는 갯벌(NTF) 21곳을 선정했다. 경기도의 갯벌은 한강 하구와 인접해 있으며 NTF 면적은 약 920 km²에 달한다. VTF 지역은 0.005 km²에 불과하지만 갈대(Phragmites sp), 퉁퉁마디(Spartina sp), 나문재(Suaeda sp) 같은 염생식물이 자란다. 충남의 갯벌은 가로림만, 근흥, 오천, 비인 등지에 약 378 km²가 분포하며, VTF는 0.007 km²로 주로 갈대가 우점한다. 전남의 갯벌은 함평, 신안, 압해도, 강진만, 득량만, 순천만, 여자만 등을 포함해 약 1,044 km²로 한국 잔존 갯벌의 41.7%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2018~2022년의 장기 기상 데이터(기온, 강수량, 습도, 풍속, 일사량)와 토양 데이터(용적밀도, 질감, 수분, 탄소 함량, 탄소 격리 속도)를 수집하고, 염생식물 바이오매스 데이터를 조사했다. 이 데이터를 CDM_TF 모델에 적용해 갯벌의 탄소 역학을 시뮬레이션했다.

| 탄소 격리 속도와 2050년 예측

CDM_TF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2018년부터 2050년까지 한국 갯벌의 탄소 격리 속도는 연간 0.037~0.71 MgC ha⁻¹로 나타났다. 강화 지역의 식생 갯벌(GH1v, GH2v, GH3v)은 평균 0.61 MgC ha⁻¹ yr⁻¹로 가장 높은 격리 속도를 보였고, 비식생 갯벌(GHn)은 평균 0.51 MgC ha⁻¹ yr⁻¹를 기록했다. 강화 지역의 높은 탄소 격리는 한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풍부한 육상 유기물과 높은 염생식물 바이오매스 덕분이다. 빠른 퇴적 속도는 유기탄소 매장을 촉진하며, 이는 강 하구 삼각주 지역 갯벌의 특징이다.

2018년 한국 갯벌의 평균 탄소 저장량은 70 cm 깊이 기준 44.4 MgC ha⁻¹였으며, 2050년에는 51.8 MgC ha⁻¹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식생이 있는 갯벌의 평균 총 유기탄소 저장량은 53.41 MgC ha⁻¹, 식생이 없는 갯벌은 45.48 MgC ha⁻¹에 달한다. 지상부 식생은 평균 3.06 MgC ha⁻¹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연구 지역에서 탄소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했다.

| 염생식물의 탄소 저장 기여

식생 갯벌 지역에서 염생식물 바이오매스는 탄소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 갯벌에서 확인된 주요 종은 갈대, 퉁퉁마디, 나문재, 사초이며, 단위 면적당 평균 탄소 함량은 각각 2.76 MgC ha⁻¹, 1.98 MgC ha⁻¹, 0.18 MgC ha⁻¹, 0.06 MgC ha⁻¹이다. 현재 식생 갯벌 면적이 약 7.8 ha에 불과하지만, 염생식물 바이오매스에 저장된 탄소는 약 11 MgC로 추정된다.

갈대가 우점하는 강화도의 GH1v 지역은 가장 높은 바이오매스 탄소 저장량인 6.08 MgC ha⁻¹을 기록했다. 반면 사초가 우점하는 울진 지역은 평균 0.06 MgC ha⁻¹로 낮았다. 염생식물의 복잡한 뿌리 네트워크는 토양 탄소 침식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생 갯벌 서식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차 생산량이 호흡량을 초과해 CO₂ 흡수원 역할을 한다.


| 한국 갯벌의 탄소중립 기여도

한국의 갯벌은 약 248,808 ha에 걸쳐 분포하며, 2018년 기준 약 11,200,000 MgC를 저장하고 있었고, 2050년에는 약 13,000,000 MgC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간 탄소 격리량은 약 69,469 MgC에 달한다. 2018년부터 2050년까지 한국 갯벌이 격리할 수 있는 총 탄소량은 약 13,300,000 MgC에 이를 것으로 시뮬레이션되었다. 이 격리량은 2050년까지 약 2,080,000 MgC의 배출 감축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의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직접 지원한다.

식생 갯벌의 헥타르당 평균 총 유기탄소는 49.45 MgC ha⁻¹로 비식생 갯벌의 43.88 MgC ha⁻¹와 유사하지만, 식생 갯벌의 제한된 공간 범위로 인해 총 탄소 저장량 기여도는 비식생 갯벌이 훨씬 크다. 경기도는 2018년 비식생 갯벌 5,360,000 MgC에서 2050년 6,670,000 MgC로, 전남은 3,560,000 MgC에서 3,930,000 MgC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의 산림 노령화로 탄소 격리 능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갯벌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4.4% 감축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했다. 갯벌의 연간 탄소 격리량  69,469 MgC는 약 0.255 Mt CO₂eq에 해당한다. 이는 약 5만 5천 대의 승용차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거나, 약 1,160만 그루의 성목이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비슷하다. 따라서, 갯벌이 탄소중립 실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세계 갯벌과의 비교

전 세계적으로 갯벌의 퇴적물 탄소 저장량은 1.4~514.2 MgC ha⁻¹로 큰 차이를 보인다. 평균 탄소 격리 속도는 0.53 MgC ha⁻¹ yr⁻¹로, 잘피밭과 유사하지만 맹그로브(2.31 MgC ha⁻¹ yr⁻¹)보다는 낮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 갯벌의 70 cm 깊이 토양 유기탄소는 48.1 MgC ha⁻¹로, 전 세계 평균 범위 내에 위치하지만 중국 갯벌의 평균 64.64 MgC ha⁻¹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 갯벌의 탄소 격리 속도는 연간 0.037~0.71 MgC ha⁻¹로, 전 세계 평균인 0.53 MgC ha⁻¹와 비슷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인다. 

국가별 총 탄소 저장량을 비교하면, 중국의 갯벌은 약 78,000,000 MgC, 미국의 조간대 습지는 약 460,000,000 MgC, 호주의 조간대 습지는 약 211,000,000 MgC, 한국의 갯벌은 약 11,200,000 MgC를 저장하고 있다.


| 갯벌 보호의 중요성

갯벌은 단순히 해안의 진흙지대가 아니라, 지구 탄소 순환의 핵심 축이다. 전 세계 연안 퇴적물 탄소 저장량의 약 12%, 연간 매장량의 10% 안팎을 차지하며, 한국은 세계 다섯 번째로 큰 갯벌 면적(2,482 km²)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한강 하구와 같은 강 삼각주 지역의 갯벌은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탄소 격리 속도를 보여, 적절한 보호와 복원이 이루어진다면 그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향후에는 장기적인 현장 관측과 정밀한 모델 개선을 통해 갯벌의 탄소 흐름(특히 측면 탄소 이동과 기후요인 변화)을 더 면밀히 규명해야 한다. 

갯벌은 탄소를 저장할 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지탱하고, 해안선을 안정화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완충지대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갯벌을 단순한 개발 대상이 아닌 ‘기후위기 대응 자산’으로 인식하고, 보전과 복원을 강화하는 것이 2050 탄소중립 달성의 숨은 열쇠가 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Yang, S., Park, H. S., Kwon, B. O., Khim, J. S., Lee, J., Sharesh, G., ... & Kim, S. (2025). Assessing the contribution of Tidal Flats to climate change and carbon neutrality through modeling approaches. Marine Environmental Research, 207, 107067.

 

a640caea3f431.png

5 0